2020년 9월 14일 월요일

강남권 마을공동체활성화와 협치과제(2018.10)

 


강남권 마을공동체활성화와 협치과제

 

 

박 홍 순

()커뮤니티허브공감 대표

 

 

차 례

 

강남몽과 강남스타일

강남의 가치, 시민과 같이!

1) 시민참여, 민관협치의 가능성

2) 시민숙의예산제의 도입

3) 스마트도시와 공유경제의 기반

커뮤니티, 그리고 공유와 자치

1) 생활권 공유플랫폼의 구축

2) 커뮤니티 활성화와 마을지원정책

3) 자치의 꿈

4. 기분좋은 변화의 촉진자

 

 

 

1. 강남몽과 강남스타일

 

지난 추석연휴 때 자주 가는 단골카페에서 빌려 읽은 황석영 작가의 "강남몽(江南夢)"이라는 소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를 모티브로 해서 쓰여진 소설인데 60년대 말 이후 강남개발사 속에서 벌어진 특권과 부를 쫒는 군상들의 삶을 그린 이야기입니다. 아파트 투기·유흥가 룸싸롱 등 졸부들의 땅! 강남의 어두운 이미지가 상징처럼 각인되고 있습니다. 이 소설이 쓰여진 것이 2010년이니까 얼마 되지도 않았습니다. 강남개발의 역사가 시작된 지도 벌써 50여년이 되었고 현재 강남은 21세기 글로벌 첨단스마트도시를 꿈꾸고 있는데 아직도 이런 이미지로 강남이 인식되고 있다는 것은 정말 불행한 일이고 강남구민으로서 자존심 상하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추석연휴를 보낸 그 주 금요일부터 강남구 각 지역 여기저기에서 ‘2018 강남페스티벌행사가 펼쳐졌습니다. 코엑스 K-PoP 광장에는 개막을 축하하는 화려한 불꽃놀이가 도심 한복판을 수놓았습니다. 현대적 고층빌딩과 대형 스크린전광판, 전통국악과 현대아이돌문화가 어우러진 한마당, 개막식의 모든 것이 대단했지만 그 이전과 구분되어 신선하게 다가왔던 것이 한 가지 있습니다. 이 날 행사에서는 구청장을 비롯한 공연진행과 직접 관련이 없는 내외귀빈인사 그 어느 누구 한 사람도 무대에 오르지 않았습니다. 이른바 의전을 위해 무대인사를 줄줄이 시키며 행사의 맥을 끊고 참여한 시민들을 등들리게 했던 그동안 숱하게 봐왔던 관주도 행사의 식상한 모습이 전혀 아니었다는 점에서 신선했습니다. 지난 71일 민선 7기 강남구가 기분 좋은 변화, 품격 있는 강남!”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출범한 이후 외부적으로 보여주는 첫 대규모 행사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컸다고 생각합니다.

강남의 미래 청사진을 거론할 때 이제까지는 영동대로 지하복합공간 개발계획을 대표적인 미래발전계획으로 들었습니다. 개발 청사진의 105층 현대사옥 GBC건물과 ‘LightWalk(빛과 함께 걷다)’에서 뿜어져 나오는 녹색 빛을 보고 있자면 강남의 스타트한 미래도시에 대한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충분합니다. 또 강남을 국제사회에 널리 알리게 된 계기로 흔히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들곤 합니다.

하지만 새로운 강남몽(강남의 꿈), 곧 강남 뉴디자인은 스마트한 미래도시의 하드웨어적 모습에서 충분히 채워질 수 있을까요? 아이돌스타들의 한류문화가 글로벌한 미래를 이끌어 갈 강남스타일로 대표되는 것으로 되는 데에 만족할 수 있을까요? 개막식 날 국악고등학교 젊은 예술가들의 연주를 들으면서 동양고전 논어에 나오는 "부이호례(富而好禮)"라는 문구를 떠올렸습니다. ‘부유하지만 예를 좋아한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예()는 민선7기 강남의 구정슬로건에서 언급하고 있는 바로 그 품격을 의미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파리지엔느들의 노블리스오블리제, 그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강남사람들의 생활문화가 밖에 사람들에 의해 부이호례와 같다 라고 인식되기 시작할 때 비로소 새로운 강남스타일, 강남라이프스타일은 만들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찬가지로 강남의 뉴디자인, 그것은 하드웨어적인 디자인의 변화만으로는 완성될 수 없습니다. 강남 뉴디자인의 소프트웨어 영역에서의 실현이 곧 뉴 거버넌스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강남의 행정이 하드웨어, 물리적 시설의 디자인 중심에서 소프트웨어, 곧 사람과 사람 사이의 디자인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변화하는 것입니다. 그 일을 수행해가는 사람의 바람직한 모습은 이제까지 설계도면이나 통계를 잘 짜는 프로그래머의 모습이었다면 앞으로는 시민들, 이해관계자들 간의 대화를 잘 끌어갈 수 있는 능력이 얼마나 있느냐가 중요시되어야 합니다. 이제 강남의 뉴디자인을 위한 뉴거버넌스는 행정편의, 행정만능주의에서 벗어나 시민참여의 공동체만들기로 나아가야 합니다.

 

 

2. 강남의 가치, 시민과 같이!

 

1) 시민참여, 민관협치의 가능성

옛 말에 눈은 멀리 하늘을 보고 있더라도 두 발은 항상 땅에 굳건히 붙이고 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강남의 미래비전을 잘 실현하기 위해서도 지금 발 딛고 있는 현실이 무엇인지 정확히 성찰해봐야 하겠습니다. 그동안의 강남구 행정의 현실은 시대의 흐름에 한참 뒤쳐져 있고 관료주의적 관성을 벗어나지 못해 왔습니다. 조례상의 각종 시민참여위원회를 기존의 주민자치위원과 직능단체 위주로 구성하여 수직적이고 소극적으로 관리해왔습니다. 주민참여예산위원회의 협소하고 형식적인 위원 구성과 폐쇄적 운영, 시민참여와 제안 아이디어가 부족해 그나마 주어된 예산도 다 배정하지 못하고 관변단체를 통해 지역배분식으로 예산을 집행하는 것 등이 그것을 말해줍니다. 또한 구행정 방침의 일방적인 홍보, SNS 소셜미디어를 통한 소통의 부재 등 구행정과 시민과의 소통은 매우 제한적이고 일방향이어서 지난 정부 주요방침이었던 정부혁신 3.0에도 전혀 미치지 못하는 뒤쳐진 행정양태를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마을공동체, 민관협치 등 서울시의 각 종 시민참여정책에 대한 의도적 무시와 반대, 더 나아가 행정수단의 정파적 이용도 서슴치 않았던 것이 숨길 수 없는 현실이었던 점을 구민들은 기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강남지역 시민사회의 능력이나 역량성장의 가능성이 똑같이 형편없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서울시의 각종 지원정책과 결합되어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몇몇 자치구와 같이 시민활동의 조직화 정도가 진전되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강남구에 거주하고 있는 시민들의 생활조건과 지식문화수준 등을 감안할 때 빠른 시간 내에 성숙한 시민의식과 활동력을 갖출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자원봉사참여율을 보면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에서 2013년도 자원봉사자 등록수가 106,593명으로 3위이고, 활동연인원으로 보면 219,740명으로 당당히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201412월말 기준 설립신고 인가된 협동조합 중 사업장 주소가 서울시인 조합은 1,708개인데 이 중 강남구가 10.5%25개 자치구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또 지난 4~5년 간 양재천 이남 지역을 중심으로 마을공동체 관련 활동을 하는 주민그룹이 꾸준히 늘어나 강남마을넷을 구성하고 자발적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지난 해에는 2017년 서울마을주간 서울마을상을 수상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들은 강남구 행정으로부터 별다른 지원을 받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공공의 문제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새로운 시민층들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제 강남구 행정이 뉴거버넌스를 통해 시민참여의 공동체만들기로 나아간다는 방향을 분명히 세우고 시민과 같이하는 행정문화로 개선해 간다면 자치력 있는 거버넌스 파트너로서의 시민층의 등장과 성장을 바로 경험하게 될 것이며 이러한 시민참여와 협력은 강남의 미래비전을 실현하는 큰 동력이 될 것입니다.

 

2) 시민숙의예산제

지금 세계는 시민참여를 통해 단순히 민주주의의 양적 확대에 머무르지 않고 참여과정의 숙의성을 높임으로써 민주주의의 질적 성숙도 꾀하는 새로운 시민정치문화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2000년을 전후하여 미국에서 확산되기 시작한 American Speaks21세기형 타운미팅 “Listen to the civic voices”와 같은 대규모 시민참여 숙의민주주의 방식이 그것입니다. 911테러 이후 폐허가 된 뉴욕 맨해탄의 무역센터건물 일대 재건설 방안을 둘러싼 의사결정이 이 방식으로 이루어졌고 워싱턴D.C.의 예산 배분 우선순위 결정도 이 방식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몇몇 지방자치단체에서 시민원탁회의 등의 이름으로 몇 차례 시도되어 왔으나 대부분 1회성 행사로 그치거나 숙의회의를 통해 이루어진 결론의 온전한 수용이 담보되지 않는 흉내 내기, 반쪽짜리 타운미팅이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2015, 6개월에 걸쳐 진행되었던 서울시민 인권헌장 제정 시민위원회에는 필자도 참여했었는데, 공개모집과 무작위추첨으로 선정된 시민위원 150여명과 전문가 및 단체위원, 명예부시장, 시의원 등 30명이 위원으로 참여하여, 헌장제정의 방향 설정, 헌장 초안 마련, 토론회 진행 등 위원회가 헌장제정을 실질적으로 주도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겠다고 약속했으나 마지막 결론을 맺는 과정에서 정치적 부담을 느낀 시행정부가 당초 방침에서 후퇴함으로써 결실을 맺지 못한 뼈아픈 경험이 있습니다.

숙의민주주의는 시민참여의 확장성과 대표성, 논의과정의 투명성과 숙의성도 중요하지만 현실에서 힘을 얻기 위해서는 논의하여 결정된 내용에 대한 실행력을 담보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강남에서는 기존의 주민참여예산제를 한단계 업그레이드한 "강남형 시민숙의예산제"를 도입했으면 합니다. 강남의 정체성과 미래가치를 담은 공동의제를 선정하고 이의 실현을 위한 행정시민사회 간 사회협약적 성격의 "(가칭)강남의 미래, 시민의 약속"을 발표하고, 참여예산제로 그 실행을 담보하자는 제안입니다. 물론 이 과정을 담당해나갈 시민숙의위원회가 행정담당자·구의원·시민·NPO·기업인·전문가 등 지역사회 다양한 구성원들이 참여하여 구성되고, 타운십 미팅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분야별·지역별 시민숙의회의를 조직하고 구정현안과 발전과제에 대한 공론화와 사회적 합의를 도출합니다. 협약에서 약속된 사업의 실행을 담보하기 위한 시민숙의예산제를 도입하고, 참여예산의 규모를 대폭 확대하며 시민예산학교 등 교육·홍보를 통해 주민 관심과 참여를 제고해야 하겠습니다.

 

3) 스마트도시와 공유경제의 기반

일상적 숙의민주제 운영에서 블록체인 기반의 스마트기술이 활용될 수 있으며, 문화, 복지, 교육, 도시계획, 산업경제 등 분야별 시민숙의 시스템 운영과 다음 장에서 제안하는 동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생활권 공유플랫폼의 시민숙의 시스템을 결합하여 항상성과 지속성을 담보해야 합니다. 이러한 시민숙의 시스템은 4차산업혁명시대에 맞는 스마트시티 기반 구축이라는 미래지향적 트랜드에 가장 부합하는 강남의 소프트웨어적 뉴디자인, 곧 강남형 뉴거버넌스의 기초를 충실하게 쌓을 수 있게 할 것입니다.

이미 블록체인과 같은 스마트기술을 적용한 융합민주주의가 실현될 수 있는 객관적 조건이 마련되고 있습니다. 블록체인의 디지털 직접 투표를 통해 보다 많은 시민의 직접적 의사 결정 참여가 가능해지고 이른바 대의민주주의의 한계로 얘기되는 대리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 온라인 정책토론시장의 형성을 통해 다양한 이해 관계자와 관련 전문가들의 일상적 참여 속에 결정의 질을 담보하고 이른바 포퓰리즘의 문제를 해결하는 숙의민주주의도 실현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블록체인에 기반한 직접민주주의와 숙의민주주의의 상호 보완이 가능하고 이 과정에 참여하는 시민들의 재미와 명예를 높여 줌으로서 스마트도시의 거버넌스적 기반이 마련되고 있는 것입니다.

4차산업혁명과 스마트도시는 흔히 AI(인공지능), IoT(사물인터넷) 등 첨단기술의 발전이 그 주요내용으로 거론되고 있으나 실제 그것이 작동가능하기 위해서 중요한 것은 공장형 제조산업 중심의 이전 시기와는 확연히 구분되는 네트워크형 공유경제 플랫폼의 기반과 그에 상응하는 협력적 거버넌스의 정착 위에서만 가능한 비전입니다.

공유경제는 물질적 재화의 생산과 시장에서의 교환과 경쟁을 중심으로 사고하던 기존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새롭게 바꾸고 있습니다. 남는 공간, 자동차, , 공구, , 전자기기 등 안 쓰는 물건들을 서로 나누어 쓰는 데서부터, 지식과 재능, 창작물의 공유를 통해 똑똑한 소비, 더 나은 환경을 추구하고 함께하는 공동체를 이루어가고 있습니다. 3D프린터 등 한계효용 제로에 수렴하는 과학기술의 발전환경 속에서 점차 소유의 의미가 사라져가고 재화와 서비스의 효용만이 중시되는 경제환경이 조성되면서 생산자이자 동시에 소비자인 시민들의 협력적 공유 플랫폼이 경제생활의 중요한 기반을 이루게 될 것입니다.

공유경제 플랫폼은 글로벌 차원이나 국가적 차원도 있겠지만 시민들의 생활 속에 밀접히 녹아들 수 있는 생활권 단위 행정구역으로는 동 단위를 상정해볼 수 있습니다 - 에 까지 촘촘히 구축되어야만 하고 또 그것이 가능한 기술과 환경이 조성되고 있습니다. 앞의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민주주의의 가능성도 그 배경이 되고 있고, 현재 문재인정부의 생활SOC건설 투자정책과 주민자치형 공공서비스 플랫폼 구축정책도 좋은 정책적 환경을 이루고 있습니다. 서울시에서도 4~5년 전부터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사업과 서울형 주민자치회 전환 정책이 시작되었습니다.

 

 

3. 커뮤니티, 그리고 공유와 자치

 

1) 생활권 공유플랫폼의 구축

기존처럼 모든 공공서비스가 행정 관리체계에 귀속되는 시스템 하에서는 시민의 자치력과 창조력을 발휘하는 데 명백한 한계를 안고 있습니다. 스마트시티, 공유경제의 미래환경을 선도해나갈 강남의 뉴비전을 위해서는 보다 자유롭고 확장성 있는 공유플랫폼 구축이 필요합니다. 공급자 중심이 아니라 수요자 중심의 공공서비스 체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시민들이 서비스의 단순 수혜자가 아니라 나눔과 공유 활동을 통해 공동체의 문제를 함께 해결해나가는 커뮤니티 케어, 자원봉사캠프, 마을공동체, 주민자치회를 활성화시키고 민간과 행정이 파트너십을 형성, 생활권에서 품격 높은 공공서비스의 공유플랫폼을 구축해야 합니다. 또 이를 기반으로 각종 커뮤니티 비즈니스가 창업되고 4차 산업혁명시대에 걸 맞는 새로운 강남형 생활문화스타일이 창조될 수 있습니다.

앞에서 제안한 주민참여예산제를 업그레이드한 "시민숙의예산제"와 함께 이 "생활권 공유플랫폼"은 전국에서 최초로 우리가 시도해볼 수 있는 강남형의 선도적 모델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생활권 공유플랫폼은 강남구 전체 차원에서 서로 이어지고 시너지를 만드는 공유플랫폼으로 연계될 수 있습니다. 또 블랙체인과 같은 신뢰성이 담보되는 온라인 플랫폼과 시민숙의예산제의 일상적 오프라인 시민참여 숙의시스템과 연결한 지식정책공유 플랫폼으로 발전합니다. 예를 들어 ‘(가칭)강남시민 천인상상 플랫폼같은 것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강남구 행정의 현실은 아직 나아갈 방향이 무엇인지, 출발점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헤매고 있습니다. 찾동 사업만 하더라도 서울시 정책이라고 해서 피하고 미루기만 하다가 25개 자치구 중에서 가장 늦게 올 하반기 들어 형식적으로 받아들이고, 시범 동 6개에서 사업을 시작했다고는 하지만 사업 예산도 공간설치 리모델링 비용이 전부이고, 동마다 사업을 담당할 신규 팀으로 복지2팀을 신설 배치했으나 기존 복지사업을 2개로 분리하여 배치한 것에 지나진 않는 한심한 수준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그것은 시대의 흐름도 산업경제의 추세도 민주주의와 행정의 발전방향도 공부하지 않고 관성적 관리행정에 빠져 있기 때문입니다. 변화하는 시민들의 의식과 요구도 알아채지 못하고 우리 공동체의 새로운 과제와 비전을 같이 실현해나갈 수 있는 동반자로서 바라보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선 찾동사업 시범 동에 신설되는 전담팀의 업무를 '공유플랫폼 구축을 위한 시민의 참여협력 조직화'로 분명히 하고 시범사업의 성과를 확산시켜나가는 데서부터 시작해야합니다. 마을공동체의 활성화를 지원하고 주민들의 자원봉사활동과 커뮤니티케어(공동체 서로돌봄) 활성화, 더 나아가 마을계획, 주민자치회의 토대 구축 등의 업무로 설계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동장 인식제고 및 전담인력 역량강화 교육훈련과 핵심성과지표로 반영하고 구의 공동체지원 및 협치 관련부서와 연계하여 운영해야 합니다. 민간 유관단체, 기관과의 협력강화와 공동연수를 지원하고 중간지원조직과의 협업 강화를 통해 NPO 등 공익활동 시민조직을 육성지원해야 합니다.

 

2) 커뮤니티 활성화와 마을지원정책

커뮤니티케어(공동체 서로돌봄) 시스템의 구축은 시민들의 성숙과 이웃공동체의 성장에 기반합니다. 이웃 간의 돌봄은 서비스의 제공자가 동시에 수혜자이기 때문에 돌봄이 더 따뜻하고 골고루 퍼져 나갈 수 있습니다. 이웃 간의 돌봄은 이웃을 지켜주기도 하지만 참여하는 개인들도 성장합니다. 이웃을 돌보기 시작하면서 부터 경쟁사회로부터 퇴출된 은퇴자가 아니라 우리 이웃공동체의 든든한 후원자이자 멘토로 새로 태어나게 됩니다.

우리아이들을 마을에서 함께 돌보는 사업이 그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행정과 기관의 일방적 서비스가 아니라 아이를 키우는 부모와 이웃 부모가 돌봄의 주체로 참여하는 서로 돌봄입니다. 마을 공동체 돌봄에서 방과 후 기능과 프로그램의 보완으로 아이들의 불필요한 이동을 줄이고 학습 밀도의 향상을 도모할 수 있습니다. 마을의 공간과 공적 유휴공간을 활용하고 아동의 접근성을 고려하여 도보에 편리하고 안전한 공간을 확보하고 조성해야 합니다.

재가 중심의 노인공동생활을 위한 생활공동체 형성 사업도 검토해볼 수 있습니다. 지역 내 보건소, 의료 사회적협동조합, 민간 의료기관 등의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재가 생활공동체를 대상으로 커뮤니티 케어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마을기업, 협동조합 등 사회적경제 기반의 일자리 제공 및 수익사업으로 발전하도록 지원할 수 있습니다. 저학년 어린이 돌봄, 공동 반찬 나눔, 재활용 옷수선, 부업 일자리 등 마을 안에서 발생하는 작은 일거리가 마을 안 작은 경제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합니다.

타임뱅크 시스템이나 지역화폐와 연계하고 커뮤니티비즈니스와 일자리 창출 등으로 발전시킨다면 생활권 공유플랫폼은 공유경제, 스마트도시의 충실한 기반으로 연결될 것입니다. 경력단절 여성, 은퇴한 시니어, 청년 등 공동체의 다양한 인적 자원이 공적 가치 창출을 위하여 일할 수 있는 현 정부의 공공 일자리 창출 정책도 좋은 정책 환경이 되고 있습니다.

미디어나 생활문화예술, 평생학습 분야에서도 커뮤니티 활성화의 훌륭한 기반이 마련될 수 있습니다. 성남시의 생활문화클럽과 같은 사례에서 많이 배울 수 있습니다. 구성원의 다양한 참여동기 충족을 위한 자유로운 학습 프로그램을 운영 지원합니다. 개별적인 취미활동이 아니라 공동체 차원에서 녹아들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운영합니다. 공동체 프로그램 운영 지원 과정을 통하여 교류 접촉의 빈도를 확대하고 촉진합니다. 재능기부를 바탕으로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고 나눌 수 있는 인적자원 체계를 구축합니다. 마을미디어도 활성화 시킵니다. 방송장비 등 시스템을 갖추고 전문가를 육성할 수 있는 학습공간을 확보하고 지원합니다. 라디오, 팟캐스트, 신문, 잡지, 영상 등 마을공동체미디어 수요에 대한 파악 및 컨설팅을 지원합니다.

마을과 학교의 공동체 협력 사업은 큰 시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학교 또는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방과 후퇴근 후주말 등 비어있는 시간의 유휴공간을 개방하여 마을학부모학생들이 마을 교육의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구청과 교육청이 연계하는 마을 협력형 학교를 도입하고 운영합니다. 마을 이해 교육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운영합니다. 학교 안전시스템 구축에도 학부모(녹색어머니회학부모폴리스 등)와 협력을 강화합니다. 또 담당자를 별도로 두어 전문적이고 지속가능한 관리가 가능하도록 합니다. 모두의 협력을 통해 평생학습마을을 만들어 갑니다.

커뮤니티를 활성화하는 데 있어 공간 지원정책이 매우 필요합니다. 동 청사 등 주민들에게 보다 친숙한 공공 기관의 공간 활용을 통한 커뮤니티 허브를 구축해가면 좋겠습니다. 소외계층에 대한 삶의 편의를 마을에서 제공하고 지역의 공공건물을 마을활력소로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지역의 유휴공간을 발굴하여 커뮤니티활동의 거점으로 만들고 더 나아가 마을의 공유자산을 축적해가는 계획을 세웠으면 합니다. 청년 문화 및 창의 공간을 조성하고 운영을 지원해야 합니다. 문화공간 운영팀 배치를 통해 청년일자리도 만들고 다양한 청년 마을 문화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할 수 있습니다. 서울시의 청년공간 무중력지대나 경기도 수원시의 상상캠퍼스 같은 것을 참고하면 좋겠습니다.

 

 

주민제안 공모사업의 목표와 방법도 보다 구체화하고 개선해야 합니다. 형성기에 있는 새로운 커뮤니티(주민모임) 발굴을 위해서는 주민주도 소규모 공모사업을 활성화하고 접근성을 개선해야 합니다. 이와 함께 성장기에 돌입한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한 체계적 지원정책도 설계해야 합니다. 주민제안공모사업 설명과 준비를 위한 학습지원을 강화하고, 공모사업 사전 사후 결합을 위한 네트워크 지원, 탈락 공동체에 대한 컨설팅 지원, 공간운영 지원 등 전문분야 지원과 다년도 사업 지원을 검토해야 합니다.

정형화된 공모지원 사업이나 정책사업 구조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는 수많은 시민들, 예를 들면 타지역 직장으로 출퇴근하는 사람, 강남직장으로 출퇴근만 하는 사람, 강남구의 정책이나 시민활동에 관심 있는 타 지역 거주 전문가나 시민, 조직이나 모임을 갖추지 못했지만 공동체 활동에 관심 있는 개인, 관 주도의 정형화된 지원사업에는 관심 없고 자유로운 활동을 원하는 집단이나 사람, 사회적 발언력과 지위가 취약한 청소년청년과 사회적 취약계층 등 이렇게 훨씬 더 많은 시민들이 서로의 활동경험과 지식정보를 나누고 자신의 행복을 이웃과의 관계 속에서 발견하고 성장해나갈 수 있는 커뮤니티 공유 플랫폼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3) 자치의 꿈

20세기의 성자라고 불리우는 마하트마 간디는 일찍이 마을이 세계를 구한다라고 했습니다. 간디는 마을 스와라지(swaraj, 자치)에 대한 글을 통해 그 의미를 설명하면서 스와라지독립이라는 말처럼 모든 억제로부터의 자유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통치, 자기억제의 의미를 갖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것은 사람들이 지역공동체 안에서 공동의 문제를 해결해가는 과정에서 배우게 되는 공동체시민으로서의 책임감, 자기통제의 기술과 자치의 원리를 의미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마을이 세계를 구한다라는 간디의 가르침은 탐욕과 무한경쟁으로 점철된 현대의 물질중심문명의 실패로부터 세계를 구할 희망을 마을자치를 통해 사람들이 스와라지정신을 익히는 것에서 찾아야 한다는 선구적 메세지로서 오늘날 우리에게 큰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

마을자치는 커뮤니티 공유 플랫폼이 활성화되고 커뮤니티활동의 축적 속에서 시민들의 자치력이 성장하는 과정을 통해 가능성이 열립니다. 고립되고 자유로운 개인들은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려는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공동체험과 관계 속에서 공유와 공동체를 배우고 자신의 문제가 공공의 문제와 맞닿아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자치의 경험은 공용 공간의 사용을 위한 플랫폼을 구축하고 그 운영을 위한 약속을 만드는 것과 같은 데서부터 쌓아나갈 수 있습니다. 생활체육 공간의 관리와 운영, 생활문화클럽의 구성과 운영, 자원봉사캠프의 모집과 운영, 커뮤니티 케어를 위한 공유플랫폼의 운영, 학교운영위원회, 아파트 자치회의 운영, 이러한 것들이 다 주민자치의 현장체험 학교입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형성되고 성장하는 주민자율조직들의 네트워킹과 마을공동체 정책, 참여예산제 정책, 주민자치회 정책의 유기적 연계를 통해 풀뿌리자치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현재 추진 중인 주민자치 정책의 핵심입니다. 자치의 경험들을 좀 더 넓은 범위의 공공의 문제와 결합되어 축적할 수 있는 것이 마을계획 같은 사업입니다. 예를 들어 주민자치위원과 골목 주민들을 만나는 일을 시작으로 테마가 있는 명품골목(거리)을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해 볼 수 있습니다. 마을활동가와 주민자치위원으로 구성된 마을계획단을 구성하고 행정과 마을계획단이 협의하여 지역 안에서 실현가능한 시범사업을 설계하며 행재정적 지원을 통한 마을계획을 실현해 볼 수 있습니다. 그를 통해 마을주민, 상인회, 지역 학교, 청년들, 모니터단, NGO, 민간기업 등 지역 안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주체가 참여하는 민관협치의 경험도 해보고 시민의 자치력도 키울 수 있습니다.

아파트지역에서 마을 택배 사업과 같은 협동경제 사업을 통해 마을의 지속가능한 발전 및 공동체성 회복 사이의 연계 프로젝트를 진행해 보는 것도 마을자치의 경영능력을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블록체인 스마트기술을 적용한 모바일 전자투표 등을 활용하여 얼마든지 생활권 직접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주민의 공적활동 참여기회 및 결정권한을 확대할 수 있습니다. 생활기반시설의 정비와 건설을 위한 예산의 배정, 커뮤니티 케어를 비롯한 공공서비스와 관련된 다양한 주민활동에 관련된 예산 등의 우선순위와 예산계획을 주민참여로 결정하는 시민숙의예산제의 생활권 지역으로의 확대와 마을자치계획과의 연계도 자치를 실질화시킬 수 있는 중요한 기반이 될 것입니다.

주민자치회의 구성과 운영도 이렇게 생활권 공유플랫폼의 기반 구축, 커뮤니티 활동과 네트워크의 형성, 마을계획과 참여예산제의 경험 축적 속에서 성숙되고 새롭게 변화할 수 있게 됩니다. 주민의 직접 참여를 확대하고 공개적이고 공정한 방법을 통해 주민대표성을 갖는 구성원들이 선발되고 운영되는 주민자치회가 조직되어야 합니다. 해당 지역 주민들의 참여와 숙의 속에서 마을의 비전과 자치계획, 사업과제, 운영방법 등이 담긴 공동의 약속을 만들고 내외에 선언하며 자치구와 상호 협약을 맺는 과정을 통해 스스로 자치의 유전자를 잉태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4. 기분 좋은 변화의 촉진자

 

우리 강남구는 서울의 그 어떤 자치구 보다도 더 우수한 인적, 물적 자원과 가능성을 갖고 있습니다. "강남형 뉴거버넌스와 생활권 공유플랫폼 구축, 그리고 커뮤니티와 자치의 활성화"를 통해 "강남의 가치, 시민과 같이"하는 새로운 강남의 미래비전을 창조해낼 수 있다고 믿습니다. 이러한 비전은 구정슬로건에도 담겨있듯이 모든 강남구의 구성원들이 기꺼이 받아들이고 함께하는 기분 좋은 변화를 만들어가는 데서 시작될 것입니다.

그럼 기분 좋은 변화를 이끌어내는 중심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모두가 잘 알고 있듯이 사업의 결과는 일시적일 수 있습니다. 결국 사람이 남는 것입니다. 공익적 마인드와 시민친화성, 현장실천력을 가진 커뮤니티 활동가들의 양성과 성장지원이 중요합니다. 성장정도에 맞는 적절한 공적 활동기회의 제공과 활동비 지원이 필요합니다. 타 자치단체에서 시행하고 있는 마을지원활동가, 마을계획 기획촉진가, 코디네이터, 퍼실리테이터, 주민자치지원관 등의 제도를 참고하여 강남구 실정에 맞고 보다 진전된 제도를 설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 개방형 직제, 시간선택임기제 등 유연인사제도를 활용하여 현장경험과 연계가 있고 전문성을 갖고 있는 활동가의 공직 수혈을 통해 행정 영역과 시민공동체 간의 교류를 촉진하고 민관협력 마인드로 체계적인 추진이 가능하도록 거버넌스 행정의 전문성을 강화해야 합니다.

강남구의 시민사회와 행정이 공동의 미래비전의 공유와 의제설정을 통해 새로운 강남의 꿈을 이루기 위해 함께 실천해가기로 약속한다면, 그 약속의 실행과정에의 시민참여와 책임성을 제고하기 위해 합의제 행정기구적 성격의 민관합동기구를 만들고 행정 유관부서로 TF를 구성하여 그를 뒷받침해야 합니다. 또 중간지원기관들의 역할도 중요해지는데 자원봉사센터, 마을지원센터, 문화재단 등등이 그러한 역할을 합니다. 이들 중간지원기관들이 행정대행의 역할에 머무르지 않고 또 분야별 칸막이를 넘어 유기적 협력이 가능하려면 위의 협치시스템을 잘 짜고 융합적 협력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개방, 공유, 소통, 협력, 이 단어들은 지난정부시절부터 강조되어온 정부혁신3.0의 키워드들입니다. 이제 말로만의 혁신이 아니라 발로 움직이는 실천이 필요합니다. 변화는 자신이 가진 것을 움켜쥐고만 있지 말고 내려놓고 나누는 데서 시작됩니다. 배려와 나눔, 함께하려는 태도가 변화를 가져옵니다. 행정과 시민사회의 협력을 통한 뉴 거버넌스, 그것이 기분좋은 변화를 가져오는 방법입니다. 부이호례(富而好禮)의 실천을 통해 강남 뉴디자인이라는 새로운 강남몽을 실현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