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가치적 측면에서 본 사회적경제의 의미와 과제
박홍순
마을만들기전국네트워크 운영위원장(前)
Ⅰ. 인문가치와 사회적경제의 상관성
근대 일본을 통해 서양 학문을 받아들이면서 ‘이코노미’(Economy)를 ‘경제(經濟)’로 번역했다. 경제는 본래 동양 고문헌에 나오는 ‘세상을 다스리고 백성을 구제한다’는 뜻의 ‘경세제민(經世濟民)’을 줄인 것이다. 영어의 ‘economy’는 고대 그리스어로 ‘가정’이란 뜻의 ‘oikos(오이코스)’와 ‘관리하다’의 뜻인 ‘nomia(노미아)’를 결합한 ‘oikonomia(오이코노미아)’에서 나온 말이다. ‘집안 살림을 관리한다’는 뜻이다.
이렇게 그 어원에 비추어 경제의 본래 뜻을 따져보면 “일해서 알뜰하게 살림을 꾸려 가는 일” 정도로 쉽게 풀어 이해할 수 있겠다. 가정경제가 “집안 살림살이”를 뜻한다면 국가경제는 “백성의 살림살이”가 될 것이다. 따라서 경제는 단순히 물질적인 재화만을 축적하거나 서로 경쟁하고 다투는 데 그 성질이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살림살이를 윤택하고 행복하게 하며 뭇 생명들을 살리고 활성화시키는데 본질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고 이치로써 세상을 다스린다’는 뜻을 가진 우리나라 단군의 '홍익인간(弘益人間)·이화세계(理化世界)‘ 건국정신과도 통하는 점이 있다.
오늘 휴머니즘의 관점에서 성찰적으로 우리사회를 돌아보고 인문가치를 되새기는 이 뜻깊은 포럼에서 “사회적경제의 의미”를 생각해본다면 바로 이 점 - 세상을 다스리고 백성을 구제하는 ‘살림살이’ - 라고 하는 측면에서 접근하는 것이 딱 맞아떨어지는 접근이라고 생각한다.
이 글에서는 먼저 ‘사람의 살림’이라는 관점에서 사회적 경제’의 성격과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고자 한다. 사회적경제의 기반을 이루는 토대를 사회적자본과 지역공동체(community)로 보고 그 중요성과 사회적 가치를 중심으로 다뤄보려고 한다.
다음으로 근래 들어 중앙정부나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사회적경제 활성화 지원정책이 적극화되고 민간 차원의 노력들도 활발해지고 있는데 그 현황을 소개하도록 하겠다. 경상북도 북부지역의 중심지인 이 곳 안동시에서도 2007년 경부터 민간 활동가들의 노력과 지자체의 관심으로 인해 경상북도에서 가장 많은 수의 사회적경제조직들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경상북도와 유사하게 도시지역, 도농복합지역, 농촌지역의 특성을 고루 갖춘 경기도에서의 사회적경제 현황을 소개함으로써 이지역의 과제를 생각해 보는 데 참고할 수 있는 재료를 삼을 수 있도록 하겠다.
마지막으로 사회적 경제의 활성화를 위해 함께 생각해볼 과제를 짚어보고 인문적 관점에서 지역사회를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해 보겠다.
Ⅱ. 사람의 살림을 위한 사회적경제
- 사회적자본의 효과성을 중심으로
1. 사회적경제에 대한 대안적 접근과 현실적 접근
한국에서 사회적기업에 대한 소개와 도입이 본격화되기 이전에 사회적 경제의 토대를 개척해온 분야는 신용협동조합이나 생활협동조합과 같은 협동조합 분야이다. 사회적경제가 일찍부터 발전해온 유럽적 전통을 보더라도 협동조합운동은 사회적 경제의 중요한 토대를 이루고 있다.
한국에서 협동조합운동을 이끌어온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사회적경제를 보다 근본적인 입장에서 대안적 성격의 운동으로 접근하는 경향을 보여왔다. 이 입장에서는 헤이즐 헨더슨(Hazel Henderson)의 사회적 협동의 호혜경제(Social Cooperative Love Economy)개념을 적용하여 대안적경제를 설명하고 있으며, 공유, 호혜적 교환, 나눔, 자급을 원리로 작동하는 DIY(Do It Yourself), 물물교환, 사회‧가족‧지역을 유지하는 기초인 가사(家事), 돌봄노동, 봉사활동, 상호부조, 노인이나 병자의 간호, 가정 내 생산과 가공, 자급농업과 같은 비화폐영역에 화폐생산부분이 의존하고 있다고 본다. 그리고 현재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문제는 시장과 공공영역 사이의 마찰로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인간사회를 지탱하는 기반인 대자연과 사회적 협동의 호혜경제를 화폐경제 영역으로 끌어들여 상품화하는 데 그 원인이 있다고 본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는 대안은 재생산의 사회적 가치 평가와 대안경제, 그리고 호혜경제와 생명민주주의의 주체 형성에 있다고 주장한다. 즉, 재생산노동을 교환가치를 집약하고 있는 ‘화폐’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대안적 경제의 작동원리로서 호혜, 공유, 자급, 나눔을 통한 보이지 않는 가치인 신뢰로 평가하는 운동의 방향을 통해 사회적 협동의 호혜 경제 시스템을 정립해야 된다는 것이다.
외부적 강제에 의해 주어진 근대화 과정에서 형성된 시장이나 국가 시스템이 중앙 중심적이고 남성들 중심으로 이루어진 반면, 호혜경제 영역은 지역을 기반으로 근대화 과정에서 소외된 2류 시민 주부들을 주체로 등장시키게 된다고 하면서, 한살림이나 생협과 같은 운동이 일상을 공공화하여 민주주의의 터전을 닦는 방향으로 공공 부문이나 시장과 같은 화폐 영역이 아닌 사회적 협동경제, 호혜경제의 영역을 확충하고 있다는 데에 주목해야 된다고 말하고 있다.
이보다는 조금 더 현실수용적이고 점진적 사회변화의 관점에서 사회적경제를 접근하는 입장이 있다. 이 입장에서는 사회적 경제는 시장경제나 공공부분에 배타적이거나 그를 대체한다는 의미에서의 대안성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이윤추구보다 사회적 목적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부문과 구별되고, 시민사회의 자발적인 참여와 협력을 중심으로 형성된다는 점에서 공공부문과도 구별되지만 현실적으로 사회적 경제의 활동은 두 부문과 배타적인 영역에서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드푸르니(Defourny)에 의하면 “사회적 경제는 주요하게 협동조합, 공제조합 그리고 비영리조직에 의해 수행된 경제활동으로 이루어지며, 이들 조직들이 지닌 원칙들은 ①이윤보다는 구성원들 혹은 집합적 이해를 위한 목적, ②독립적인 경영, ③민주적인 의사결정과정, ④이윤의 분배에 있어서 자본보다는 사람들과 노동자들에게 주어진 우선권 등이다.” 일반적으로 ‘사회적 연대의 경제(social and solidarity economy)’라고 일컬어지는 이 개념들은 대부분 폴라니(Polanyi)가 분류한 경제체계 유형에 기반하고 있는데, 이들은 시장교환, 기본적으로 국가에 의해서 영향을 받는 재분배(redistribution), 시민사회가 자발적으로 관여하는 호혜(reciprocity)를 포함하는 실체적인(substantive) 관점을 통해 경제를 정의한다. 즉, 이들 경제통합 유형들을 대표하는 시장부문과 공공부문 그리고 시민사회부문 사이의 협력을 통해서 생성되는 복합적 형태의 경제활동으로 사회적 연대의 경제를 설명하려 한다. 이 세 가지 유형들의 혼합을 통해서 사회적 경제의 구조가 주변화 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실제 한국사회에서 사회적경제가 전면에 떠오르게 된 것은 2000년대 후반 정부의 사회적기업 지원정책을 공식정책으로 펴기 시작하면서 부터이다. 실용적 관점에서 정책적 성과를 중심으로 접근하는 논리가 퍼지면서 일반적으로 사회적 기업의 역할은 취약계층에게 고용기회를 제공하여 일자리를 창출하고 사회적 필요에 부응하여 사회서비스를 공급하는 등 현실문제해결에 중요한 기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보편화되었다. 그것은 우리나라 사회적 기업 지원정책 도입의 배경이 IMF위기, 세계금융위기 등에 따른 실업극복과 같은 사회적 문제해결을 위한 동기에서 시작되었다는 점과 무관치 않다.
하지만 사회적 기업은 이러한 역할 외에 지역사회 통합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윤리적 시장을 확산한다는 미래가치 창출의 측면도 중시되어야 한다. 사회적 기업은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므로 지역사회 고용 창출 및 복지 증진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자본을 개발하고, 이윤의 지역사회 재투자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주고 있다. 또 사회적 기업의 투명 경영과 사회공헌 증가로 윤리경영 문화 전파에 기여하고 사회적 기업의 재화․서비스에 대한 우선구매 등 착한 소비라는 새로운 문화도 조성한다.
2. 사회적 자본의 효과성
그런데 지역사회의 통합과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측면에서 사회적 경제를 접근하게 되면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힘이 지역시민사회가 갖는 역량과 비례함을 발견하게 되고, 그러한 연장선에서 사회적경제 활성화의 실질적 토대가 되는 사회적 자본의 형성을 중시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우리가 시민사회역할과 관련하여 사회적 자본에 주목하게 되는 것은 그것이 개인의 사익추구동기에서 나오는 집단행동의 딜레마를 극복할 수 있게 해주고 공공선의 구현을 용이하게 해 줄 수 있는 근거가 된다는 점 때문이다. 즉, 사회적 자본이 사회적 유대와 결속을 높이는 접착제의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시민사회의 개개인들을 강력한 사회적 의무감과 상호 호혜적이고 인격적인 신뢰를 통해 성숙된 시민공동체의 성원으로 만들게 되고 경제학의 고전적인 딜레마인 무임승차자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사회적 자본은 면대면 상호작용에 의해 배양된다. 결사체 활동은 면대면 상호작용을 증대시켜 신뢰와 호혜주의와 같은 협동을 위해 필요한 규범과 가치를 학습시키고, 이를 통해 형성된 신뢰와 호혜주의는 공동의 목적을 보다 효과적으로 달성시킨다. 결사체 구성원 간에 형성된 규범과 가치는 사회전체로 확산되어 결사체 외곽에서도 공동목적을 향한 사람들의 협조를 용이하게 만드는 데 기여한다. 결사체 내부에서 함양된 신뢰와 호혜주의가 결사체 밖으로 번져나가 신뢰와 상호주의가 보편화되고 이를 통해 사회 전체의 단결력과 협동능력을 높이게 된다. 또 성공적 협조의 경험이 시민적 자본의 축적에 중요한 요인이 된다. 점진적으로 축적되는 시민들 사이의 성공적 협조의 경험과 관행이 생산적인 시민사회를 만들어내는 우선적인 요인이다.
지역사회에서의 시민활동은 결사체 활동을 통해 이루진다. 결사체 활동은 “보편화된 신뢰와 호혜주의(generalized trust and reciprocity)”를 증진시킨다. 이것은 시민들의 정치적 관심과 참여, 정부신뢰, 정치효능을 높이고 시민적 의무감과 사회적 신뢰, 관용성 등 정치사회적 발전의 기반을 만든다. 사회적 자본은 정치, 행정의 효율성을 증진시키고 부패방지의 역할을 한다. 신뢰와 규범을 바탕으로 효과적인 사회제재력이 작용하기 때문에 정부는 각종 규제제도를 고안하고 유지하는데 드는 비용과 노력을 절감할 수 있다.
사회자본이 풍부한 사회에서는 정책의 장기적인 예측가능성을 높임으로써 관료의 정책수행이 보다 추진력을 갖게 된다. 네트워크를 토대로 한 시민조직이 발달한 사회일수록 정치적 참여도가 높게 마련이고, 그러한 조직은 사회감시망으로 작동하여 공직자들의 부정소지가 줄어들게 된다. 또 규범과 네트워크는 사회문제의 발생을 억제할 뿐만 아니라, 정부와 더불어 ‘공동문제 해결자’의 역할을 수행한다. 공동체의 규범이 강화되면 범죄나 안전의 문제발생을 억제할 수 있으며, 타인을 위해 양보하는 미덕을 통해 사회전체의 행정수요를 줄여 나갈 수 있다.
사회적 자본은 정치사회적 측면뿐만 아니라 직접적으로 경제적 활동의 효율성도 제고하는 효과를 발휘한다. 신뢰를 바탕으로 경제활동주체간의 거래비용을 줄이므로 경제적 발전을 촉진하는 것이다. 고신뢰사회에서는 서면계약으로 포괄하기 어려운 사항들을 상세하게 구체화할 필요가 없으므로 ‘거래비용’을 감소시킬 수 있다. 법적 분쟁이 줄어들며 개인들이 자산을 보호하기 위해 지불하는 다양한 비용(변호사비, 뇌물, 사적보안을 위한 지출 등)을 절약할 수 있게 된다.
콜만은 경제행위에 있어 사회적 자본의 기능과 형태를 1)거래비용의 감소 2)정보소통의 통로 3)도덕적 규범의 강화를 통한 공공재의 공급으로 제시하고 높은 신뢰사회일수록 공식적 제도가 덜 발전하더라도 대안적 수단을 찾아내기 쉽다고 분석하였다. 즉 시민적 규범이 효과적으로 기회주의를 제재할 수 있게 되면, 감시비용과 계약이행을 감독하는 비용을 절약하게 되고, 자발적 결사에 의한 시장감시를 통해 공정한 시장을 형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에서 사회적 자본의 효과성을 정치와 경제 양 측면을 중심으로 살펴보았지만 그것은 결과적으로 표현되는 가시적 효과를 서술한 것일 뿐이고 정작 중요한 것은 내면에 형성되는 우리사회문화의 질적 성장, 곧 인문적 가치의 고양일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개인의 자유도가 점차 상승되고 그것이 최우선시되는 현대사회에서 인문적 가치의 내면화가 그 어떤 인위적 압력이나 도덕적 당위로서 다가올 때는 현실적으로 전체 사회문화적인 축적과 내면화가 계속 도전받게 될 것이다.
공공적 관심과 참여가 어떤 도덕적 고양에 의한 자기희생이나 외부적 제약에 의해서가 아니라 바로 그것이 장기적으로 자신의 이해관심과 일치하게 된다는 것에 대한 자연스런 이해에 기반하는 자연스런 과정이 되게 하는 점이 중요하다. 자신의 공적 참여가 타인의 자발적 협조 즉 공적 참여의 조건이 된다는 것과 따라서 궁극적으로는 바로 자신의 이해관심의 증진이 된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사회적 자본의 중요성은 바로 이 개인의 이해관심과 필요가 자연스럽게 사회적 유대와 공공선의 실현에 연결되게 하는 브릿지의 역할을 하게 된다는 점에 있다.
Ⅲ. 사회적경제 활성화 정책과 현황
- 경기도현황소개를 중심으로
1. 사회적경제 관련 국내외 정책환경
세계경제는 이미 구조적 불황에 빠져있고 세계경제의 흐름과 밀접한 연관성과 의존성을 갖는 우리 경제는 장기적으로 고용 없는 저성장이 고착화되는 사회가 되어가고 있다. 청년실업이 8.3%에 이르고 양극화 현상은 점차 심화되어 출로를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경제환경뿐만 아니라 사회환경의 측면에서도 우리사회가 나아가야하는 길은 산 너머 또 산이다. 고령화·저출산문제, 실업, 보육, 의료 등 점증하는 사회복지 수요의 증가와 이에 대응할 수 있는 국가능력의 한계, 계층별 소외, 다문화, 새터민, 장애인 등 사회적 배제와 고립감의 증대, 지역의 쇠락과 불균등 발전 등등 ......
이러한 비관적 상황 하에서도 이를 넘어설 수 있는 오래된 미래의 가능성을 우리 인류의 면면한 역사 속에 내재되어 있는 협동의 DNA를 살리는 것에서 찾아 보는 것은 어떨까? 사회적경제는 이윤이 아닌 사람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경제이다. 이러한 본질적 가치의 적합성과 함께 지식정보환경의 발전과 민주주의의 정착에 따른 사람들의 능력향상이 인류의 지속가능한 삶을 가능케 하는 새로운 사회 실현을 위한 주객관적 조건을 성숙시키고 있다. 이미 세계적으로 여러 나라에서 관련제도가 만들어지고 보육, 교육, 청년, 보건의료, 돌봄, 지속가능한 발전, 지역활성화 분야 등 전 분야로 활동영역이 확장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2012년도에 협동조합기본법이 시행된 이후 불과 3년만에 인가된 협동조합수가 이미 8850개를 넘어서서 9천개에 육박하고 있다. 가히 협동경제의 전성시대가 예고되고 있는 것이다. 사회적 경제에 대한 관심과 지원은 정파를 넘어서서 광범위한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는데 여당인 새누리당은 2013년 12월말 사회적경제특별위원회를 구성하였고 새정치연합은 2014년 2월 사회적경제정책협의회를 출범시켰다. 2013년 말 새누리당의 유승민의원은 사회적경제기본법을 발의하였고 2014년 초에는 새정치연합이 같은 취지의 법을 발의하였다. 법안에는 저성장 기조와 양극화 상황에서 내수경제의 새로운 돌파구로서, 또 유럽처럼 복지국가의 실패를 거친 다음에 재조정의 길을 모색하는 과정을 다시 거치는 것이 아니라 반면교사를 통해 단계를 뛰어넘어 제3의 길로 바로 가는 기대감이 이 내용에 들어가 있다. 그런 점에서 사회적경제는 국가적 차원의 중요한 의제로서 구체적 제도화를 위한 입법과정에 들어서 있다고 할 수 있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는 여야 정당이 참여한 사회적경제 메니페스토 선언을 하였고, 400여명의 지방자치선거 후보자들이 동의하였으며, 각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도 실천적인 정책과제로 구현되어가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다.
현재 사회적경제와 관련되어 사회적경제계 내에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 중앙 차원의 정책 현안은 다음의 몇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사회적경제기본법의 제정이다. 19대 국회에서는 여야 양당이 각기 발의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합의점을 형성하지 못하고 폐기되는 안타까움이 있었는데 새로 구성된 20대 국회에서는 반드시 제정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두 번째는 국회 내 사회적경제 특별위원회 설치를 통해 초당적으로 사회적경제를 논의할 수 있는 상시구조가 형성되도록 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위한 법 제도 개선을 통해 사회적경제조직들이 활발히 활동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면 좋겠다는 점이다. 구체적으로 사회적금융 활성화 및 기금설치를 위한 기반 마련이 필요하다. 또 사회적경제 조직 간 다양한 연합조직 설립을 위한 기반 마련이 필요하다. 요사이 많은 사회적경제조직, 특히 협동조합이 토로하는 어려움이 조세문제이다. 법인세 등에 있어 사회적경제의 특성이 반영되는 방향으로 개정될 필요가 있다.
네 번째는 사회적경제조직의 판로 기반 마련으로 사회적경제 우선구매가 활성화되어야 한다. 또 산재법 등이 개정되어 사회적경제조직의 특수성에 부합하는 고용‧노동환경이 마련되어야 한다.
다음으로 사회적경제 활성화와 관련된 주요 분야의 과제를 다음과 같이 정리해볼 수 있겠다.
보육 분야는 가정만이 아니라 국가와 사회가 함께 책임지고 공공성의 실현을 위해 노력해야 될 분야이다. 공동체사회의 지향을 가지고 가정-공동체-국가가 함께 아이들을 키워간다는 사회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전체 어린이집의 30%를 국공립어린이집으로 확충하고, 신설 국공립어린이집의 10%를 사회적경제가 운영하는 방안을 모색해볼 수 있다. 또 품앗이 모임이나 공동육아나눔터와 같은 공간지원, 협동조합어린이집 활성화와 운영 안정화, 보육사회적협동조합 설립 지원 등이 있다. 또 방과후에 학교밖 즉 마을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지역사회 방과후 학교를 활성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교육 분야이다. 사회적경제는 돈 중심이 아니라 사람 중심의 경제이고 이러한 가치교육을 아이들에게 해야 한다. 사회적경제에 관련한 교육을 교육과정에 도입하고, 청소년용 사회적경제 교재를 만들어야 한다. 다음으로 방과후, 매점 등 학교복지 영역에서 사회적경제가 좀 더 활성화되는 방향으로 법이 만들어질 필요가 있다. 사회적경제 교육이 지역사회를 활성화하는 역할을 하기에 지역사회에서 학습과 실천이 선순환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세 번째로 청년정책 분야이다. 일자리와 주거는 모두에게 중요하지만, 청년들에게 특히 더 중요하다. 청년들의 주거 문제 해결방안도 그렇고 청년들이 취업하고 창업하는 문제도 사회적 경제를 통하여 해결책을 만들고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방향으로 정책들이 마련된다면 좋은 성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보건의료 정책분야에서는 노인 주치의 사업, 장애인 주치의 사업, 장애인 통합재활센터 운영 등을 당장 생각해볼 수 있다. 의료 시스템이 예방보다 치료 위주로 되어 있는데 주치의 사업을 통해 예방활동을 강화하는 것이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 돌봄 정책 분야에서의 핵심은 공공성이다. 공공성에 의해 운영되는 돌봄서비스는 양적으로 적고 대부분은 영리화, 민영화되어 있다. 공동체 돌봄이 가능한 방식으로 제도가 정비될 필요가 있겠다. 우선 노인 주야간보호서비스를 확충하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다. 시설을 설치함에 있어서 사회적협동조합에 우선 위탁하는게 중요하다. 여성들의 취업이 많아지면서 가사노동이 많아지는데, 가사노동자들이 운영하는 돌봄협동조합에 대한 부가세 감면 등이 중요하다. 돌봄서비스정책에 관한 논의가 주로 중앙에서 이뤄지다보니 지역 특성화에 맞는 정책이 나오지 않는데 지역주체들에 의한 지역특성에 맞는 서비스정책개발이 필요하다.
다음으로는 지속가능한 생산과 소비를 이끄는 사회적경제이다. 에너지분야에서는 햇빛발전협동조합이 지속가능할 수 있도록 정책이 도입되어야 한다. 또 도농 상생과 연계를 위한 농림어업분야 협동조합의 육성과 활성화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지역활성화 정책분야이다. 지역경제 불평등이 80년대 이후 20배 이상 커졌고, 농촌 지역의 인구 감소 등이 심각하다. 이러한 경향을 멈춰 세우고 지역을 활성화하기 위해 사회적경제와 결합된 지역정책을 펼치는 것이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 커뮤니티 비즈니스 등 지역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농산어촌 사회적경제조직의 활성화가 그것이다. 최근에 귀농귀촌이 늘어나고 있는데 안정적 정착을 지원하는 사회적경제 플랫폼이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 또 도시지역에서는 젠트리피케이션 방지를 위한 공유자산 기반의 구도심개발 방안 개발도 중요한 과제이다.
2. 경기도사회적경제의 현황
경기도지역의 사회적경제관련 현장 조직의 현황을 보면 사회적기업은 인증기업과 예비기업 및 지역형과 부처형 포함 총 431개 기업이다. 협동조합은 1,455개, 마을기업은 172개, 생협은 46개, 신협은 126개, 자활기업은 172개 달한다. 이렇게 사회적 경제영역에서 통계에 잡히는 총 기업수는 2,231개 이다.
| 사회적기업 | (사회적) 협동조합 | 마을기업 | 생협 | 신협 | 자활 기업 | 계 | |
인증 | 예비 | |||||||
조직체 수 | 237 | 194 | 1,455 | 172 | 46 | 126 | 172 | 2,231 |
경기도 사회저경제기업들이 경기도 지역내 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총 GDP 대비 0.078%로 아직은 큰 의미를 갖기 힘든 숫자이지만 2010년 기준으로 총 6만2천개에 달하는 사회적경제 관련기업이 운영되고 있는 영국이 전체 고용의 5%, GDP 대비 2%, 매출액 약 61조원, 종사자수 50만 명을 기록하고 있는 것을 보면 앞으로 사회적경제의 역할을 결코 무시할 수 없으며 점차 그 비중을 확대해나갈 것임을 예측해볼 수 있다.
경기도에는 도시지역, 도농복합지역, 농어촌지역 등 다양한 지역특성이 병존하고 있는데 각 지역별 사회적경제 조직 현황을 31개 시군별로 살펴보면 다음 표와 같다.
| 사회적경제 조직(`15.12.31기준) | ||||||
사회적기업 | 협동조합 | 마을 기업 | 자활 기업 | 합계 | |||
인증 | 예비 | 일반 | 사회적 | ||||
구분 | 237 | 195 | 1331 | 124 | 172 | 172 | 2,231 |
가평군 | 1 |
| 17 | 1 | 5 |
| 24 |
고양시 | 18 | 20 | 111 | 6 | 12 | 4 | 171 |
과천시 | 1 |
| 21 | 3 | 3 |
| 28 |
광명시 | 5 | 4 | 34 | 1 | 8 | 8 | 60 |
광주시 | 3 | 1 | 33 |
| 3 | 5 | 45 |
구리시 | 4 | 2 | 12 | 1 | 4 | 7 | 30 |
군포시 | 3 | 3 | 18 | 1 | 3 | 2 | 30 |
김포시 | 1 | 6 | 26 |
| 5 | 3 | 41 |
남양주시 | 16 | 4 | 65 | 6 | 8 | 9 | 108 |
동두천시 |
| 2 | 12 | 2 | 3 |
| 19 |
부천시 | 13 | 9 | 77 | 8 | 6 | 26 | 139 |
성남시 | 33 | 16 | 127 | 16 | 7 | 11 | 210 |
수원시 | 24 | 28 | 126 | 17 | 9 | 20 | 224 |
시흥시 | 13 | 18 | 51 | 4 | 3 | 13 | 102 |
안산시 | 13 | 14 | 87 | 7 | 5 | 8 | 134 |
안성시 | 7 | 3 | 17 | 2 | 3 | 4 | 36 |
안양시 | 14 | 9 | 53 | 8 | 8 | 6 | 98 |
양주시 | 3 | 4 | 13 | 1 | 5 | 4 | 30 |
양평군 |
|
| 34 | 2 | 10 | 2 | 48 |
여주시 | 4 |
| 23 |
| 13 | 5 | 45 |
연천군 | 1 |
| 5 |
| 3 |
| 9 |
오산시 | 4 | 2 | 20 |
| 3 | 4 | 33 |
용인시 | 10 | 9 | 60 | 9 | 7 | 5 | 100 |
의왕시 | 2 |
| 12 | 2 | 1 |
| 17 |
의정부시 | 4 | 4 | 31 | 2 | 3 | 4 | 48 |
이천시 | 4 | 3 | 26 | 1 | 4 |
| 38 |
파주시 | 18 | 9 | 42 | 4 | 5 | 4 | 82 |
평택시 | 4 | 5 | 49 | 3 | 5 | 5 | 71 |
포천시 | 4 | 2 | 30 | 2 | 8 | 3 | 49 |
하남시 | 1 | 3 | 23 | 1 | 2 | 3 | 33 |
화성시 | 9 | 15 | 76 | 14 | 8 | 7 | 129 |
총 계 | 237 | 195 | 1,331 | 124 | 172 | 172 |
|
경기도지역이 서울과 같은 대도시지역을 제외하면 사회적경제 관련 기업이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거기에는 경기도와 각 시군 등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지원정책도 한 몫하고 있다.
경기도 차원에서는 2014년 1월에 ‘경기도 사회적경제육성지원에 관한 조례’가 제정되었으며 기초자치단체 차원에서는 사회적경제조례가 제정된 곳이 동두천시, 부천시, 성남시, 의정부시, 수원시, 용인시, 포천시, 하남시, 화성시 등 9개 시군, 사회적기업조례와 협동조합조례가 모두 있는 곳이 고양시, 과천시, 광명시, 구리시, 안산시, 안양시, 양주시, 양평군, 오산시, 의왕시, 파주시 등 11곳, 사회적기업조례만 있는 곳이 가평군, 광주시, 군포시, 김포시, 시흥시, 안성시, 여주시, 연천군, 이천시, 평택시 등 10곳이고, 사회적경제와 협동조합, 그리고 사회적기업 조례가 각각 다 제정된 곳이 남양주시 1곳이다.
민간 시민사회의 자발적인 공익활동과 공공영역의 행정적 지원이 결합하고 있는 사회적경제 지원정책의 특성상 중간지원기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데 경기도에서는 광역단위의 지원기관인 따복공동체지원센터를 비롯하여 13개 시군에 기초지자체 차원의 중간지원기관이 설치되어 사회적경제의 생태계 조성을 위해 적극적 역할을 하고 있다. 운영주체별로 보면 직영운영지자체는 광명시, 김포시, 남양주시, 부천시, 성남시, 안양시, 파주시 등 7개 지역이고 위탁운영지자체는 고양시, 수원시, 시흥시, 안산시, 용인시, 화성시, 포천시 등 7개지역, 미운영 지자체는 가평군, 과천시, 광주시, 구리시, 군포시, 동두천시, 안성시, 양주시, 양평군, 여주군, 연천군, 오산시, 의왕시, 의정부시, 이천시, 평택시, 하남시 등 18개지역이다.
서울을 가운데 두고 남, 북으로 분리되어 있는 경기도지역의 특성 상 접근성 등의 이류로 남북부지역에 대한 고려가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인데 남부지역과 북부지역의 센터분포 현황을 표로 일별해보면 다음과 같다.
| 운영지자체 | 미운영지자체 |
남부지역 | 광명시, 김포시,부천시성남시,수원시,시흥시,안산시,안양시,용인시,화성시(10곳) | 과천시,광주시,군포시,안성시,양평군, 여주군,오산시,의왕시,이천시,평택시, 하남시(11곳) |
북부지역 | 고양시, 남양주시,파주시,(3곳) | 가평군,구리시,동두천시,양주시,연천군, 의정부시,(6) |
또 민간 차원의 당사자조직들이 참여하는 경기도 사회적경제 생태계조성을 위한 네트워크 현황을 살펴보면 먼저 각 부문별로는 250 단위협동조합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지역별로 11개 협의회와 1개 업종협의회를 갖고 있는 경기도협동조합협의회가 있고, 9개 지역에 지부를 갖고 예비사회적기업을 포함한 165개 회원사가 참여하고 있는 경기도사회적기업협의회, 168개 마을기업이 참여하고 있는 경기도마을기업협의회, 160개 자활기업이 참여하고 있는 경기도자활기업협의회, 22개 지역지부를 갖고 있는 경기도사회적경제협회가 활동하고 있다. 또 이들 5개 부문 별 네트워크 외에 경기도 광역자활센터, 민간 차원의 중간지원기관 역할을 하는 사회적협동조합 사람과 세상, 지속가능경영재단 등이 참여하고 있는 경기도 사회적경제연대회의가 조직되어 활동하고 있다.
경기도 사회적경제조직의 향후 과제로 거론되고 있는 것은 1) 사업규모, 출자금, 조합원수의 열악한 조건 해결 2) 사업 아이템의 중복과 시장진출 과제 3) 자본조달의 장벽 해결 4) 경기도내 신협과 생협의 자원을 사회적경제조직과 연계과제 등을 들 수 있다.
Ⅳ. 함께 생각해볼 과제
- 인문적 관점에서 지역사회를 생각함.
꺼져가는 불씨를 살리고 사람의 목숨을 살리고 나라를 살리는 ‘살림의 경제학’, 바로 그런 살림의 경제학으로서의 사회적경제의 의미를 생각해보았다. 물질만능과 무한경쟁의 시스템 속에서 소외되고 배제되고 낙오자로 전락하는 생명들을 다시 살려내고 돈이 아니라 사람을 소중히 여기고 사람들이 갖고 있는 자유지향성과 창조적 가능성을 활활 타오르게 할 수 있는 경제활동이 그 본질을 살려내는 것이고 오늘날 시대의 요청에 응답하는 것이다. 경쟁이 아닌 협동의 호혜적 경제, 공유와 나눔의 철학이 사회적경제의 배경을 이루고 있으며, 이윤추구보다는 공공선이라는 사회적 목적 실현을 위한 비즈니스활동이라는 점에서 시장경제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고, 시민사회의 자발적인 참여와 협력을 기반으로 형성된다는 점에서 공공부문의 경직성과 관료성을 넘어설 수 있는 민주주의적 확장력을 갖고 있는 부문이 사회적경제 영역이다.
사회적경제 영역의 조직들은 생산과 유통, 판매와 같은 비즈니스활동을 하는 사업체적 성격도 갖지만 그 이전에 사회적 필요에 응답하여 그 실현을 위해 사람들이 모여 함께 노력하는 민주적 결사체의 성격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오늘날 인문가치 실현에 더 적합한 경제활동체이다. 결사체 활동은 면대면 상호작용을 증대시켜 신뢰와 호혜주의와 같은 협동을 위해 필요한 규범과 가치를 학습시키고, 이를 통해 형성된 신뢰와 호혜주의는 공동의 목적을 보다 효과적으로 달성시킨다. 결사체 내부에서 함양된 신뢰와 호혜주의가 결사체 밖으로 번져나가 신뢰와 상호주의가 보편화되고 이를 통해 사회 전체의 단결력과 협동능력을 높이게 된다. 이것이 ‘눈에 안보이는 자본’, 선진국일수록 사회발전의 견인차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숨은 동력인 ‘사회적 자본’이다.
우리 나라에서 사회적 경제의 중요성에 눈뜨고 이를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시작한 것은 불과 몇 년이 안 되는 최근의 일이다. 아직은 눈에 보이는 효과나 실적 위주의 단편적 접근이 많으나 앞으로는 인문가치의 실현이라는 본질적 의미를 충실이 살려낼 수 있는 정책적 지원수단의 개발과 실천활동의 구현이 요청된다고 할 수 있다.
사회적경제가 사람살림의 경제학으로 자기의 본질을 잘 발현할 수 있도록 정착하기 위해서 필요한 현실적 과제들이 무엇일까 생각해본다. 간단하게 ‘사람’, ‘태도’, ‘기반’이라는 세 가지 열쇠말을 갖고 접근해보았다.
사회적경제를 흥하게 하는 핵심은 역시 사람의 문제, 인재의 양성이다.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사람은 많지만 막상 쓸만한 사람을 찾기는 그리 쉽지 않다”는 것이다. 정말 이 사람이 협동을 하려고 하는 사람인지, 정말 필요해서 한 것인지, 아니면 그냥 사업을 쫓는 사람인지 불분명하다. 의료생협을 만들려고 한다면 협동의 가치에 동의하고 헌신할 수 있는 의사를 찾는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 하지만 이게 만만한 일이 아니다. 그러한 인재가 공급되고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시스템과 문화를 만들기 위한 다방면의 노력이 기울여져야 한다. 아무리 뜻이 좋고 훌륭한 제도가 만들어진다고 해도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힘쓰고 애쓸 사람이 없으면 다 무용지물이 된다.
다음으로 사회적경제분야에서 일하거나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사람들이 사람이나 일을 대하는 태도의 문제이다. 본래 추구하는 목적과 현실적 여건 사이에, 정책 목표와 현장실정 사이에는 엄청난 간극이 발생한다. 이 간극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시간에 관대할 필요가 있다. 간극을 메워가는 데는 많은 경험이 축적되고 서로 공감되어야 한다. 너무 당위적으로 앞서서 나가다보면 사람은 뒷전이 되고 연결은 끊어져 버린다. 우리 사회의 특성상 중간지원조직들이 바텀업이 아닌 탑다운이 되는 경우가 많다. 지역의 필요와 요구가 있어서 하고자 하기 보다는 정책적, 사업적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대상화하고 있지는 않은지 항상 돌아볼 일이다. 사회적경제 영역 안에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 또한 자신이 속하고 있는 사회적경제라는 특정한 영토를 지키기 위한 이익집단의 대변자가 되고 있지는 않은지 스스로 경계를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사회적경제를 하는 사람들의 궁극적인 목적은 영역 확보가 아니라 그 가치와 지향이 사회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발현케 하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사회적경제가 지속가능하기 위한 기반을 구축하는 데 정책의 초점을 두어야한다. 그 중에 하나가 금융이다. 경제는 말로 하는 토론이 아니고, 교실에서 하는 수업이 아니기에 실물이 중요하고 현실세계에서 작동할 수 있는 구체적 수단이 결합되어야 한다. 볼로냐니 몬드라곤이니 퀘백이니 하는 외국의 사회적경제 대표지역들의 공통점 중에 하나는 협동적 기반의 신용경제 금융시스템이 잘 구축되어 있다는 점이다. 해당 지역의 사회적경제 발전수준에 조응한 다양한 자금조성 방법이 결합되어야 하겠지만 단기적인 정책지원금에 의존하는 구조가 고착되어서는 미래를 기약할 수 없다. 금융을 비롯해서 스스로 자가발전할 수 있는 순환적이고 지속가능한 사회적경제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도록 멀리 보고 깊숙이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끝.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