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9월 19일 토요일

자원봉사와 마을공동체만들기(2012.8.자원봉사전국대회)

 


자원봉사와 마을공동체만들기

 

박홍순

 

 

 

1. 자원봉사마을만들기의 필요성

 

최근 자원봉사계 안에서도 마을만들기 혹는 지역공동체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이와 함께 마을만들기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자원봉사활동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6월초 창원에서 열린 제 5회 마을만들기 전국대회에서도 마을만들기 활성화를 위한 자원봉사의 역할이란 주제로 토론회가 있어, 전국 각지에서 모인 자원봉사센터 관계자 및 관련 시민단체 활동가들 사이에서 진지하고 활발한 토론이 이루어졌는데 이는 이러한 추세를 반영한 것이다.

 

1) 마을만들기의 성격과 원칙

마을만들기는 일본의 마찌즈쿠리나 서구의 커뮤니티 빌딩(Community Building)과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지역사회를 살기 좋은 공동체로 만들자는 운동이다. 그것은 지역경제의 추락, 주택의 노후화, 전통상가의 몰락, 문화복지시설의 부족 등과 같은 물리적, 경제적 삶의 조건을 개선하는 하드웨어적 측면뿐 아니라 가족붕괴와 범죄, 사회적 신뢰상실, 청년과 노인 문제 등 사회적, 문화적으로 공동체적 인간관계를 실현하고자 하는 소프트웨어적 측면도 포괄하고 있다. 또 마을만들기에서는 문제의 해결 그 자체보다도 그것을 해결해가는 과정과 주체의 형성을 중요시한다. 때문에 지역사회의 이러저러한 문제들을 스스로 해결해나갈 수 있는 주민자치역량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고, 시민들의 지역사회에 대한 관심과 자발적 참여가 핵심적 요소가 된다.

그동안의 마을만들기 사업에서 합의되어 온 기본적인 원칙으로 사람중심의 원칙, 현장중심의 원칙, 과정중심의 원칙의 3가지를 들 수 있다. 사람중심의 원칙이란 일 자체의 성과보다도 그 일에 관련을 맺고 참여하는 사람들의 성장과 관계의 발전을 중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마을일을 맡아 헌신하는 주민리더와 마을간사 등을 교육하고 키우는 데 사업의 성공여부가 달려있다는 것이다. 현장중심의 원칙은 구체적인 매개 마을의 특성과 준비정도에 맞게 사업이 기획되고 실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행정계획이나 전문가들의 설계에 따라 위로부터 일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철저히 마을현장 주체들의 선택과 참여에 의해 밑으로부터 일이 진행되어야 한다. 과정중심의 원칙은 단기적 성과도출에 연연하지 말고 장기적 관점을 갖고 만들어가는 과정을 잘 밟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조사하고 기획하는 단계부터 주민들이 직접 참여해야 하며 서로 다른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갈등조정의 기술을 배운다. 실행과 평가과정에도 주민들이 서로 역할분담하여 참여함으로써 사업의 결과에 대한 소속감을 갖게 되고 향후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게 된다.

마을만들기는 마을이라고 하는 일정한 지역적 범위를 매개로 의제를 설정하고 주민들이 참여하여 이루어진다. 지역적 범위는 의제의 성격이나 참여하는 주민들의 구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대체적으로 학교, 시장, 주거단지 등 생활적 연관성에 의해 영향받게 되고 행정구역으로 보면 시군구단위보다는 읍면동단위가 보다 연관성이 높다

마을만들기의 활성화는 지역사회를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와 깊은 연관성이 있다. 행정이나 복지분야 등에서 전통적으로 지역사회를 바라보는 관점은 지역사회의 필요, 결핍, 문제점에 초점을 맞춘 것이었다. 지역사회의 문제를 고착된 것으로 이해하였고 지역문제해결을 위한 방법에서도 외부 재정과 인력의 지원에 의존하게 되고 주민을 서비스의 수혜자로서만 이해하였다. 그것은 경향적으로 행정() 권한의 확대를 불러오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런 전통적인 시각을 넘어 대안적인 길을 찾는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 그것은 지역사회의 능력, 기술, 자원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또 관계 중심의 접근방법, 네트워크 중심의 접근 방법이다. 지역사회의 문제해결 능력을 높이고 마을의제형성에 초점을 두며 주민 참여로 지역발전을 도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관점에서는 민과 관의 협력 모델인 거버넌스 모델을 추구하게 된다.

 

2) 자원봉사의 최근 흐름과 변화

이러한 마을만들기의 성격과 원칙들은 자원봉사의 기본 특성과도 상관성이 높다. 또 자원봉사활성화는 마을만들기의 주민참여 측면에서 필수적이고 관건적인 요소이다. 자원봉사의 기본 특성은 자발성과 공익성 그리고 무댓가성이다. 마을만들기는 마을공동체의 해결해야할 과제들을 주민들이 공익적 관점에서 참여해서 함께 풀어가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의 주민참여는 당연히 자발성에 근거한 것이어야 하고 참여의 댓가로 보수를 받거나 어떤 반대급부를 취하기를 의도해서는 안 된다. 때문에 마을만들기과정에의 주민참여는 철저히 자원봉사의 정신으로 이루어질 때 그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것이고 자원봉사문화의 활성화를 전제하지 않고는 마을만들기의 성공을 생각할 수 없다.

최근 국제자원봉사의 흐름을 봐도 자원봉사의 지역사회 결합의 중요성을 이해할 수 있다. UN에서 정리한 자원봉사와 관련해서 주목하고 있는 변화의 조짐들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 자원봉사가 주는 자와 받는 자의 모델에서 상호 호혜적 모델로서 관련자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것으로 변화되고 있다.

-. 사회통합 차원에서 과거 배제되었던 소외계층의 자원봉사 참여 기회제공 노력이 일어나고 있다.

-. 온라인 자원봉사활동 및 네트워크의 급격한 증가로 공동체를 재 정의하게 되었다.

-. 자원봉사에서 개발도상국의 문화와 전통을 존중하고 있다고 한다.

-. 청소년, 노인 등 인구변화에 따른 정책과 전략의 변화가 요청된다.

이러한 사회변화의 추세는 우리 자원봉사의 지역사회공동체활동과의 접목에도 일정한 시사점을 줄 수 있는 지점이 있다.

자원봉사가 주는 자와 받는 자의 모델에서 상호 호혜적 모델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은 앞에서 언급한 지역사회를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 즉 관계 중심의 접근방법, 지역의 역량강화와 파트너십 모델의 중시경향과 맥락을 같이 하고 있다. 때문에 상호 호혜적 모델로의 자원봉사의 변화는 지역사회와 결합한 실천 속에서 더욱 잘 구현될 수 있는 것이다.

또 소외계층의 자원봉사 참여기회 확대를 통해 사회통합에 기여하고자 하는 과제 또한 지역사회와 연관성이 높다. 사회의 소외계층들이 단순히 정부나 주변으로부터 도움을 받기만 하는 존재가 아니라 그들 스스로가 사회적 참여를 통해 자존감을 높이고 공동체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데 자원봉사가 긍적적 역할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다문화 가정의 이주여성들이 받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가진 무엇이든 나눌 수 있는 기회를 가진다면 익숙지 않은 문화와 사회에 적응하는 데에 큰 효과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자원봉사 실천은 지역사회 안에서 기획되고 연결될 때 자연스럽게 효과가 증진될 것이다.

청소년, 노인 등 인구변화에 따른 전략의 변화와 관련해서 생애 주기별 자원봉사 프로그램의 개발이라는 정책과제가 주요한 과제로 제기되고 있는데 이 과제도 역시 지역사회공동체와의 밀접한 연관 속에서 풀어야 해답이 나오는 문제이다.

자원봉사 문화를 사회적으로 정착시키려면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자원봉사를 할 기회를 가져서 몸에 배이도록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어린 시절 부모와 함께 환경보호를 위해 쓰레기를 주워본 아이들은 쓰레기를 버리지 않을 뿐 아니라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알고 일상에서 이를 실천할 줄 안다. 이제는 자원봉사도 어린 시절부터 청소년기, 대학생, 성인, 은퇴자에 이르기까지 평생교육체계에 맞는 프로그램 개발과 교육이 필요하다.

대학진학을 위한 점수화논란 등 문제를 안고 있는 청소년자원봉사도 의미있게 잘 진행되려면 보람과 학습효과가 있는 활동거리 개발과 지역사회 내 인프라 확충, 정보제공 등 지역사회협력과 참여가 필수적이다. 베이비부머 등 은퇴자들의 자원봉사 참여를 활성화하는 것도 지역사회의 결합을 통해 시니어들의 다양한 재능과 경험이 지역사회에서 적극 활용될 수 있도록 창의적인 프로그램들이 개발되어야 한다.

 

 

2. 자원봉사마을만들기의 실제

 

자원봉사의 지역사회결합과 관련하여 최근 몇 년간 주목할 만한 사례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동단위를 매개로 자원봉사활동의 거점을 설치하고 주민생활권에서의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노력들이 기울여졌는데 적지 않은 성과들이 확인되고 있다. 서울시의 자원봉사캠프와 시흥시의 자원봉사희망터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서울시의 자원봉사캠프는 지역풀뿌리의 자원봉사활성화를 위하여 주민센터 등 생활권을 중심으로 설치된 미니자원봉사센터로 캠프에는 지역주민출신으로 자원봉사의 경험과 교육과정을 통해 전문성을 갖춘 자원봉사상담가가 배치되어 있다. 시흥시 자원봉사센터는 2007년부터 지역사회에서 활동한 경험과 전문 역량을 바탕으로 마을단위 자원봉사 지원체계인 자원봉사 희망터, 희망마을 운영 등을 통해 질 높은 자원봉사프로그램을 주민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기울여왔고 그 결과 경기도에서 가장 우수한 자원봉사센터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1)열린사회시민연합의 자원봉사마을만들기

이에 앞서 자원봉사센터가 아닌 일반 시민단체가 중심이 되어 자원봉사마을만들기운동을 개척했던 열린사회시민연합의 사례를 먼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열린사회의 자원봉사마을만들기 지원사업은 2005년부터 SK텔레콤의 지원을 받아 추진하였는데 기존의 자원봉사프로그램과는 좀 다른 각도에서 접근된 프로그램이었다. 그 이전까지의 자원봉사 시스템이 대체로 시군구단위의 자원봉사센터나 단체를 거점으로 각 종 자원봉사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요구되는 자원봉사 수요에 대응하여 효과적인 자원봉사서비스를 공급하는 식으로 이루어져왔다. 반면 자원봉사마을만들기의 방식은 주민들의 근린생활권에 밀착한 읍면동단위에서 주민들 스스로가 자원봉사활동의 기획자이자 실행자가 되도록 함으로서 지역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주인이 되도록 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것이었다. 이러한 방식은 자원봉사프로그램의 현실적응력과 창의성을 높이고 지속성을 담보하게 하는 장점을 지니게 된다.

이 사업은 다음과 같은 목적을 갖고 전개되었다.

지역사회의 다양한 자원을 활용하여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협력하는 다양한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확산하기 위한 계기를 마련한다.

주민자치센터, 자원봉사센터 등 마을단위 주민자치공간에 밀착할 수 있는 기관단체가 중심이 되어 지역특색을 반영한 자원봉사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전국적 확산에 기여한다.

기업과 시민단체, 지역사회가 협력하여 건강한 자원봉사문화를 확산해가는 기업사회공헌의 새로운 모델을 창출하는데 기여한다.

관주도형 획일적 지역 자원봉사문화를 극복한다.

4년동안 전개된 이 사업은 31개의 지역기반 자원봉사 모델을 발굴하고 확산하였는데, 그 중 2005년부터 2007년에 걸쳐 전개되었던 사례들을 간략히 분류하면 다음 표와 같다.

유형

자원봉사마을만들기(연도)

주관단체

교육학습형

(7)

학습자원봉사를 통한나눔과봉사마을만들기(‘05)

광명시자원봉사센터(경기도)

무지개야간학교 운영(‘05)

반여3동주민자치센터(부산시해운대구)

책을 읽는 어린이, 꿈을 키우는 마을(‘05)

고성읍주민자치센터(경남 고성군)

꿈꾸는 아이들의 사랑나눔공부방”(‘06)

운암3동주민자치센터(광주시 북구)

놀토야, 반갑다! 토요별난학교(‘06)

구로6동주민자치센터(서울시 구로구)

엄마와 함께하는 대안교육 옹달샘학교”(‘07)

명일1동주민자치센터(서울시 강동구)

누구나 배울수 있는 마을 열린교실, 우리세상‘(’07)

아미동주민자치센터(부산시 서구)

공동체형(2)

91이 되는 우리들만의 magic(‘06)

덕연동주민자치센터(전남 순천시)

관심과 나눔으로 정겨운 세상만나기(‘07)

왕조1동주민자치센터(전남 순천시)

환경생태형(3)

혼디드렁가꾸는 지역공동체프로그램(‘05)

서홍동주민자치센터(제주 서귀포시)

삼각산 사랑을 통한 건강한 삶터가꾸기(‘05)

오치1동주민자치센터(광주시 북구)

우리동네 쉼터를 이용한주민자치문화활성화(‘07)

광주시북구자원봉사센터(광주시)

문화역사형

(6)

주민이 참여하는 서초4동 문화광장 만들기(‘05)

서초구자원봉사센터(서울시)

한지등제작체험을 통한 원주한지문화제 참여‘05)

원주시민연대(강원도)

마을회관 및 경로당순회봉사활동 및 연극공연(‘05)

계북면주민자치센터(전남 장수군)

청소년지킴이단 운영(‘05)

삼산동주민자치센터(전남 순천시)

화성 지킴이 자원봉사자육성사업(‘05)

수원KYC(경기도)

온가족이 이웃과 함께하는 어울림거리(‘07)

회천3동주민자치센터(경기도 양주시)

지역복지형

(3)

함께 나누고, 가꾸고, 즐기는 주민참여형 마을공동체(‘06)

다대2동주민자치센터(부산시 사하구)

사랑과 나눔으로 함께웃는 마을만들기-사랑의자매결연(‘06)

갈현동주민자치센터(경기도 과천시)

Social Mixing을 통한 지역사회 통합(‘07)

갈현1동주민자치센터(서울시 은평구)

사회통합형(3)

국제결혼 이주여성이 만드는 영어체험학습장(‘06)

충무동주민자치센터(부산시 서구)

결혼이민자 사회적응 프로그램(‘06)

함열읍주민자치센터(전북 익산시)

우리! 함께 해요.(‘07)

주천면주민자치센터(전북 진안군)

 

이 사업의 성과는 사업이 직접 시행된 31개 지역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이 사업의 실행을 전후하여 전국 각 읍면동의 주민자치센터에서는 주민들이 직접 기획하고 참여하는 마을만들기 프로그램이 모범적 활동방식으로 벤치마킹되기 시작했다. 또 각 지역의 자원봉사센터에서도 자원봉사마을만들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동단위의 주민자원봉사조직에 대한 새로운 시도들이 늘어나게 되었다. 정부의 지역개발정책에도 일정한 영향을 주어서 2007년도부터 시행된 살기 좋은 지역만들기정책에 참고가 되기도 하였다.

 

2)서울시의 자원봉사캠프

자원봉사캠프는 지역단위 풀뿌리 자원봉사활동 활성화를 위해 주민센터 등 생활권을 중심으로 설치되어 기존에 자원봉사센터가 수행하던 기능 중 일부를 넘겨 받아 수행하는 소규모 자원봉사센터이다. 서울시자원봉사센터는 2005년부터 자원봉사캠프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2010년을 기준으로 약 500개의 캠프가 운영 중에 있다. 캠프는 주민생활권과 가까운 기관에 다양하게 설치되는데 가장 비중이 높은 곳은 주민자치센터(70%)이고 종교단체(7.5%)와 복지기관(7%), 시민단체(6%) 등의 순이다. 다양한 기관의 참여는 지역사회 곳곳의 이슈를 반영한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자원봉사캠프의 운영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자원봉사 상담가이다. 자원봉사 상담가란 캠프에 배치되어 자원봉사 활동에 필요한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이들은 다양한 단체의 추천을 받아 선발되어, 자원봉사 상담가 교육과정을 거쳐 배치되었으며 봉사활동에 대한 경험과 지식을 갖춘 준전문가이다. 2010년 기준으로 캠프 당 상담가 수는 평균 4.2명인데 초기에 대부분의 캠프가 한 두 명의 상담가로 시작했던 것에 비하면 많이 발전된 모습이다.

캠프 사업의 목표는 동단위 자원봉사활동의 활성화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들로 홍보, 교육, 프로그램을 들 수 있다. 이 중 프로그램은 다른 요소들과 달리, 캠프단위에서 주로 개발된다. 때문에 모든 프로그램은 철저히 지역적 특성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3) 시흥시의 자원봉사 희망터 운영사업

시흥시의 자원봉사 희망터도 서울의 자원봉사캠프와 유사하게 주민 일상생활권 내 행정인프라인 주민센터에 교육훈련되어 양성된 자원봉사 코디네이터를 배치함으로써 주민센터가 시민들의 자원봉사 참여의 거점으로 활용되도록 하는데 목적이 있다.

자원봉사희망터에서는 자원봉사상담(신청,접수), 자원봉사실적관리, 수요처 연계 등의 기본적 자원봉사관리를 수행하여 주민들의 자원봉사 욕구에 대한 원스톱 서비스를 구현한다. 또 주민의 자원봉사 접근성과 활동 지속성을 기반으로 한 자원봉사 마을만들기를 통해 마을을 중심으로 문제해결을 하는 자원봉사운동을 확산하고 있다. 2007년도 5개동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차차 늘려나가고 있다.

시흥시의 자원봉사희망터 사업은 경기도로부터도 좋은 평가를 받았고 여러 기회를 통해 소개되기도 했는데 이러한 성과를 거두기까지에는 추진과정에 몇 가지 중요한 특성들이 담겨 있었다. 이 사업을 주관, 추진하고 있는 시흥시 자원봉사센터 책임자의 다음과 같은 분석내용을 잘 살펴보면 지역사회에 기반한 자원봉사사업을 추진한데 있어 소중한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먼저 아래로부터의 민관협력을 추구했다는 점이다. 민간주체인 자원봉사센터와 행정주체인 동 주민센터의 협력을 매우 중요하게 보았으며 상호간의 합의와 동의를 위한 절차를 탄탄히 밟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것이다. 공문을 보내고 동 주민센터를 일일이 찾아다니며 제안하고 설득하고 합의해내는 과정을 자원봉사센터가 주도적으로 추진하였다. 마을단위 핵심인력들과의 의사소통과 관계형성이 있었고, 이는 그 후 센터가 일하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지원체계로 작용하였다. 지방자치단체장의 지침으로 간단히 전달될 수도 있었지만, 그보다 현장을 찾아다니며 만나서 의견을 나누며 협의하는 과정에서 희망터 사업의 세부적인 내용-책임성, 역할분담, 공무원과 민간인의 갈등 방지책 등-을 다시 검토하고 조정할 수 있었던 것이 사업토대를 튼튼하게 만들었다.

다음으로 개방된 네트워크를 추구했다는 점이다. 설치와 관련한 협의과정에서부터 기존의 동단위에서 활동하고 있던 기성 조직들의 이해와 협조를 구하는 과정을 거쳤고, 각 동별 희망터 개소식에는 마을의 활동가들을 많이 초대(각 동별 200여명)하여 이해를 구하고 적극적인 협력을 요청하여 긍정적인 반응을 불러 왔다. 이는 이후 마을 단위 만들기 사업을 추진할 때 참여 가능한 자원의 협력을 일궈내는 데도 효과가 있었다.

또 현장성을 중시한 것도 빼먹지 말아야 할 점이다. 마을단위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는 마을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피부로 느끼는 문제를 공유하고 그에 대한 구체적 해결방안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마을별 코디네이터를 중심으로 마을 문제 찾기 워크숍, 프로그램 개발 워크숍 등을 진행하여 기본적인 실천 프로그램을 만들고, 또 희망터에서 업무를 수행하면서 일감을 찾는 과정을 거쳐 사업을 진행하였다.

마지막으로 코디네이터의 역량강화도 중요한 포인트로 삼았다. 희망터와 마을만들기 사업의 핵심인력을 자원봉사 코디네이터로 정하고 일정한 교육과 훈련의 과정을 거쳐 관리자로 활동하게 하였다. 모집과정에서 그 마을에 거주할 것과 특정단체의 회원들이 2명을 초과하여 지원할 수 없도록 하는 조건을 두었고, 그 결과 주민자치위원과 통장을 포함한 주요 단체의 구성원들이 한 두명씩 망라되었으며 이는 이후 마을만들기 사업에 있어 중요한 자원동원체계가 될 수 있었다.

이상의 점들을 종합해보면 자원봉사마을만들기사업도 마을만들기의 오랜 경험 속에서 형성된 기본원칙들 즉 사람중심의 원칙, 현장중심의 원칙, 과정중심의 원칙이 잘 구현될 때 성과를 낼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서비스제공 중심이 아니라 지역주민들의 참여와 자치적 과정을 통해 지역사회의 역량을 스스로 키워가도록 하는 것이 자원봉사마을만들기의 실제 사례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핵심포인트이다.

 

 

3. 융합의 시너지와 자원봉사

 

오늘날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들은 사회를 구성하는 각 섹터를 구분짓는 경계를 뛰어넘어 융합의 시너지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시장, 국가, 시민사회가 각각 고유한 자신의 영역 안에서의 역할에 안주하지 않고 경계를 넘어선 새로운 모색들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급격히 그 수가 늘어나고 있는 사회적 기업이 대표적인 예이다. 전통적으로 기업활동은 시장의 영역에 속해있었고 그 목적은 사적 이윤의 추구에 있었다. 또 사회공익을 추구하는 시민사회의 자원봉사활동은 철저히 시장논리의 바깥에서 행해져왔고 그것이 당연하다고 여겨져 왔다. 그러나 이른바 착한기업이라고 불리우는 사회적 기업은 시장과 시민사회간의 공고한 경계를 허물어뜨려 버렸다. 시민의 자원봉사참여와 공익성의 추구라는 시민사회의 장점과 효율적인 기업경영방식과 경쟁을 통한 생산성 증대이라는 시장의 특성을 결합하여 새로운 시너지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CIVICUS(세계 시민단체 연합), IAVE(세계 자원봉사협회), UNV(UN자원봉사)의 공동 프로젝트로 진행된 시민운동과 자원봉사에 대한 조사연구 결과에 따르면 자원봉사는 민주주의를 공고히 하고, 사회변화와 발전을 촉진시킨다고 한다. 또 자원봉사와 시민운동이 사람들의 참여촉진에 많은 효과가 있음이 밝혀졌다고 한다. 즉 자원봉사는 사회변화와 발전에 사람들이 장기적으로 참여하는 단초를 제공할 수 있다. 반면, 시민운동은 개개인을 움직이고 참여분야를 분명하게하며 리더십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시민운동은 자신이 만들고자 하는 변화에 있어서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에 의존한다는 것이다.

지역사회에서의 자원봉사와 시민운동의 만남은 좋은 시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 자원봉사마을만들기는 풀뿌리시민운동과 자원봉사가 만나는 좋은 융합의 구체적 예이다. 자원봉사캠프나 자원봉사희망터는 모두 자원봉사와 마을만들기가 만나 새로운 지역사회의 활력을 만드는 훌륭한 인프라로 역할해 갈 것으로 기대된다. 자원봉사마을만들기가 풀뿌리 차원의 자원봉사문화 확산을 위한 확고한 트랜드로 자리잡아가도록 해야 한다.

그동안의 한국시민운동의 트랜드를 살펴보면 중앙중심의 정치개혁적 성격을 갖는 시민운동의 영향력이 점차 쇠락하여 왔고, 대신 다양한 영역에서 새로운 시민운동의 의제들과 실천들이 모색되고 확대되어 왔다. 지역신문, 지역아동센터, 작은도서관, 마을만들기, 도시디자인, 돌봄노동, 자활, 협동조합, 사회적 기업....과 같은 것들이다. 이러한 새로운 시민운동의 흐름들은 많은 부분 지역사회, 그리고 시민들의 생활세계와 밀접히 연관되어 있는 의제들이고 시민자원봉사자의 참여로 이루어지는 운동들이다. 이러한 시민운동의 저간의 흐름이 자원봉사와 시민운동의 만남을 위한 객관적 조건을 형성하고 있다.

시민운동과 자원봉사 융합의 동력은 어디서 생겨날 수 있을까? 그 첫 공정은 교류와 소통에서 출발한다. 자신이 갖고 있는 장점과 자산을 상대방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내놓을 수 있는 열린 자세가 필요하다. 시군구마다 설치되어있는 자원봉사센터를 지역사회내의 풀뿌리시민단체와 시민자원활동 그룹들을 위한 지원허브로 변모시키는 노력을 한다면 이는 융합을 위한 매우 좋은 조건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새로운 생각이나 다른 사람의 것을 내 것으로 받아들이는 개방적인 태도와 융통성이 있어야 한다.

자원봉사관리자들은 시야를 넓히고 지역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종합적 안목을 가져야 한다. 지역사회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영역의 시민활동들과 만나야 하며 그들의 요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장기적 안목을 갖고 풀뿌리조직들을 비롯한 지역시민사회의 자생성과 역량강화를 위해 아낌없이 주는 나무와 같은 자세로 접근해야 한다. 상대적으로 많은 자원과 정보를 갖고 있는 행정의 영역과 무한한 창조력과 가능성을 갖고 있는 시민사회영역이 만나 새로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도록 매개해야 한다. 새로운 가치의 창조는 신뢰의 기반 하에서만 싹틀 수 있고 공동체의 미래에 대한 공동의 책임성을 키울 때만 가능하다.

 

<참고문헌>

 

김경동(2009) “사회변동과 자원봉사의 새로운 지향: 공동체 운동”, 3회 자원봉사 컨퍼런스, 2009.7.9, 서울교육문화회관

이강현(2008), “세계 자원봉사의 흐름과 동향볼런티어21 리더십센터 5주년 기념 세미나 세계자원봉사 흐름이 주는 통찰기조강연, 2008.11

박윤애(2011), 자원봉사와 나눔문화 확산을 위한 과제와 전략, 볼런티어21.

권미영(2008), “주민참여 자원봉사 마을 만들기 프로젝트 - 시흥시 자원봉사 희망터를 중심으로”.

CIVICUS, UNV, IAVE(2008), 시민운동과 자원봉사: 인간개발을 위한 참여의 길(Volunteering and Social Activism: Pathways for participation in Human development).

 

 

<필자소개>

마을만들기전국네트워크 공동운영위원장

한국자원봉사관리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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