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9월 22일 화요일

시민사회와 재난구호 토론문(2011.6.재해국제포럼)

 


2세션 : “시민사회와 재난구호” 토론문



1.

오늘날 재난재해관리의 주체들은 위와 옆 그리고 아래, 세 가지 방향으로부터의 압력에 대응해야 할 필요성에 직면해 있다.

위로부터의 압력은 세계화의 진전과 관련되어 있다. 세계화가 심화되면서 지구는 마치 한마을처럼 상호 연관성이 높아지고 있다. 무역과 금융과 같은 물적 교류뿐 아니라 여행과 취업, 이민 등을 통한 직접적 인적 교류가 빈번해지고 있다. 또 도시화의 급속한 진전과 기후변화와 같은 환경의 변화가 여러 나라에 걸친 재난재해의 발생을 증가시키고 있다. 최근에 일어나는 재난재해들은 점차 규모가 대규모화되고 보다 자주 발생하고 복잡하고 다양한 양상을 띠며 국경을 넘어서 영향을 끼친다는 특성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재난재해의 발생과 그 영향력의 확산, 대처의 방법에 이르기까지 국경을 넘어선 접근과 공동대응의 필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옆으로부터의 압력은 민간시민사회의 역할증대와 관련되어 있다. 20세기 후반이후 다양한 NGO들의 폭발적 증가현상은 세계적인 현상이며 사회 여러 부문에서 이들 NGO들의 참여와 역할을 높이고 굳거버넌스를 구축하는 과제가 사회운영의 핵심적인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우리사회에서 이들 시민사회의 자발적 역량들을 재난재해관리와 연결하여 바라볼 수 있는 인식은 아직은 부족한 것 같다. NGO들의 재난재해의 예방과 대응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고 국제적인 재난구호NGO활동과의 연계도 거의 안되고 있으며, 전통적인 재난재해관리 조직과 새로운 NGO들간의 교류와 협력의 기초도 아직은 미약하다.

NGO는 전통적인 공식조직에 비해 많은 장점을 갖고 있다. 본질적으로 자발성이 높고 유연하며 사안에 대한 접근에 있어 보다 인도주의적이다. 재난재해에 대한 대처에 있어서도 현장지향적이고 재난당한 사람들에게 친밀하게 접근할 수 있다. 풀뿌리차원에서의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하다. 사람들 사이의 신뢰의 구축과 사회적 자본 형성에 용이하다. 특히 지역적 차원의 재난재해대응과 구호에 필수적이다.

때문에 재난재해의 관리에 있어 NGO들의 이해와 역할을 높이고 NGO간 뿐만 아니라 정부섹터와 시민사회섹터간의 공동대응의 경험을 쌓고 체계를 구축해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2.

다음으로 밑으로부터의 압력은 지역화와 관련되어 있다. 생각은 지구적으로 하지만 행동은 지역에서부터이다. 사회의 여러 분야에 걸쳐 지역사회의 중요성들이 강조되고 있지만 재해 구호 및 지원 정책에 있어서도 지역사회를 중시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지역주민들을 수동적인 수혜자로 인식할 것이 아니라 재해 지역의 주민이 함께 지역 공동체의 회복을 선도하는 파트너가 되도록 하는 관점에 서야 한다.

재난재해에 대한 지역사회 차원의 관리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무엇보다도 재난재해의 관리가 일회적인 구호나 복구에 그치지 않고 중장기적인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그러하다. 지속가능성의 확보는 피해지역 내외부에서 어떻게 주민들의 역량을 강화하고 그 수준을 제고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는 재난재해의 예방과 대처, 효율적 복구활동에 있어 공동체의 주도적 역할을 이해하는 데서 시작된다. 또 공동체안의 신뢰와 네트워크 수준을 높임으로서 사회적 자본을 축적해가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사회는 현재 재해가 발생했을 때 이재민들을 돕기 위한 전국차원의 재해의연금품의 모금과 배분을 위한 조직은 작동되고 있으나 일상적으로 지역차원의 대응을 위한 네트워크는 매우 취약한 것이 현실이다. 의연금 배분은 재해이재민에 대한 현금지급에 초점을 두고 있고, 그나마 대부분 행정조직에 의존하고 있다.

또 재해구호와 관련된 조직들간의 협력시스템이 안정적으로 구축되어 있지 못하다. 평소에 공동활동 및 협력네트워크가 잘 작동하지 않았다면 막상 재해가 발생했을 때, 재해 현장에서 역할을 조정하고 협력을 효율적으로 하기는 어렵다. 구호 및 복구 활동의 대부분은 여전히 개별 ​​민간 단체에 의해 주먹구구식으로 수행되는 것이 현실이다. 재해 지역의 협력과 조정의 실패는 결국 복구 노력의 전반적인 효율성을 떨어뜨리게 된다. 민간 부문의 재해구호 시스템을 강화하고 상시적 대응과 예방활동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



3.

재난재해에 대한 지역사회의 대응 및 관리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풀뿌리차원의 일상적인 노력이 기울여져야 한다. 지역주민들이 참여하는 재난재해 예방활동과 네트워크 형성이 필요하다. 이러한 활동에는 부녀회나 아파트자치회와 같이 주민들로 이루어진 조직들, 자원봉사활동을 하는 모임과 단체, 생활체육이나 문화활동동아리 등 지역사회 안의 자생적인 주민그룹들이 포함될 수 있도록 중장기적이고 꾸준한 노력이 기울여져야 한다.

읍면동의 주민자치위원회와 협력하여 주민자치센터 교육기회 등을 활용한 지역 주민에 대한 방재교육, 체험 프로그램 등을 실시할 수 있다. 또 일상 생활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안전 사고를 모니터링하고 미래의 위험 요소를 예측하여 사전에 응급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지역사회 안전모니터링 자원봉사활동 등을 실행해볼 수도 있다. 소방시설, 홍수 통제 시설 등의 사전 점검과 유지보수활동, 긴급상황 발생시의 대피와 대처요령에 대한 훈련, 이재민들에 대한 구호와 피해복구를 위한 자원봉사활동의 조직 등 지역사회에서 민간 수준의 재난재해 방지와 대응활동에 대한 역량을 강화해가야 한다.

지방정부와 NGO간의 파트너십은 여러 차원에서 강조되어 왔고 환경 등 몇몇 공공분야에서 민관협력시스템이 만들어지고 작동되어왔지만 아직 재해 분야에서는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다. 기존의 민방위체계처럼 동원형의 일방적인 관-민 관계를 통해서는 한계가 있다. 부족한 자원을 갖고 있는 민간 차원의 역량이 강화될 수 있도록 정보와 경험을 나누고 주고 행·재정적 지원을 강화하며, 공동행동의 조직을 통해 파트너십의 형성을 도모해야 한다.

재난안전과 관련된 전문성을 갖는 조직들, 자원봉사관련 조직들, 일반 시민들의 생활현장에 지회조직을 갖고 있는 전국적 규모의 조직들이 함께 참여하는 재난재해 관리를 위한 네트워크를 만들고 상호협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네트워크에서는 재난재해에 관한 정보를 교환하고 서로 다른 조직 간의 역할을 분담하여 상호 지원을 제공할 수 있다. 특히 지역사회의 지회조직들을 추동하여 풀뿌리 차원에서의 주민교육, 방재활동, 긴급대응활동 등을 위한 상호협력시스템을 갖추어나가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재난재해 관리에 관한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재난재해관리를 위한 협력계획을 수립할 수 있으며, 일상적으로 재난재해발생시 비상 대응을 위한 합동 훈련이나 교육프로그램을 보급해 볼 수도 있다.

주민들의 생활현장에 밀착한 풀뿌리 차원의 재난재해 대응 관리역량을 키우는 것은 지역사회 중시의 관점을 실현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이와 함께 지역사회 안에서 행정과 민간부문간의 협력의 경험을 쌓고 신뢰와 네트워크를 확장해가야 하며, 전국적 조직들은 지역사회의 역량강화를 도와야 한다. 이러한 과정은 재난재해 등 위기가 닥쳤을 때 이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가능케 하는 사회적 자본을 축적해가는 길이기도 하다.





박홍순

Korea Hands(National & Community Service Coprs of Korea) 중앙지원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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